매년 남아도는 쌀은 넘쳐나는 데 비해 줄어드는 국민들의 소비량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쌀 생산량은 376만4000톤(추정)이었지만 수요량은 360만9000톤으로 15만5000톤 초과 생산됐다. 반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kg으로 전년 대비 0.4kg 줄었다. 1984년 이후 38년 연속 감소세다.
소비량이 생산량을 쫓아가지 못하니 '쌀 공급과잉'이 굳어진 지 오래다.
농식품부가 가용 가능한 정책을 총 동원해 어떻게든 쌀 소비량 1g이라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생들에게 1000원으로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이 대표 사례이다.
이런 가운데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우리 쌀로 빚은 증류주(전통주)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혀 반가움을 더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농협경제지주가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측과 우리 쌀 증류주 개발 관련 미팅을 한 차례 가졌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세법 등 법령, 사업성 문제 등으로 인해 농협과 더본코리아의 '우리 쌀 증류주' 개발 논의가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농협은 "검토 중으로 진행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러면서 이성희 회장의 '우리 쌀 증류주' 프로젝트가 빈말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성희 회장이 '우리 쌀 증류주'를 통해 쌀 소비 진작에 힘 보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정부도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유시유종(有始有終)의 의미처럼 100만 농업인을 대표하는 농협은 '책임' 단어의 무게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00만 농업인을 대표하는 농협이 철저한 준비, 세밀한 시장 분석 등을 통해 이성회 회장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콜라보 '우리 쌀 증류주'를 시장에 출시해 쌀 소비 증가와 'K-전통주'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