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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송에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 대목은 마두로 대통령이 "새로운 다극화 세계의 출현을 현실화하기 위한 역동적인 세력"이라며 브릭스를 높이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그는 현재 5개 회원국에서 외연이 확대된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국제사회 내 세력 균형을 촉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후 베네수엘라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기부터 미국과 사사건건 대립했던 대표적인 반미 국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 등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 관계에 있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브릭스를 적극 이용하려는 러시아와 중국 입장에서는 베네수엘라의 합류가 든든한 우군 확보와 동시에 국제질서 재편을 보다 수월하게 모색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사실 브릭스는 2001년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이 브라질(Bras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등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였던 4개 신흥경제대국의 영문국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BRICs)였습니다. 당시 짐 오닐은 '브릭스를 꿈꾸며: 2050년으로 가는 길'이라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브릭스가 2050년엔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집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말 기준으로 브릭스가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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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점은 브릭스가 이때부터 미국과 EU, 일본 등에 대응하는 국가집단으로 세력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5개 회원국 외에 반미, 반서방 기조에 동조하는 국가를 규합하며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죠. 앞서 언급했던 베네수엘라의 브릭스 가입 신청 배경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이달 초 가진 외신기자 조찬간담회에서 "요건만 충족한다면 브릭스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도 브릭스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앞서 지난달 25일 러시아의 꼭두각시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벨라루스가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것도 룰라 대통령의 언급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 벨라루스 외무부가 "브릭스가 세계에서 갖고 있는 중요성과 영향력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가입 신청은 벨라루스가 전통적 파트너 및 우방국들과 다자간 협력을 확대한다는 맥락에서 타당한 조치였다"고 밝힌 점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벨라루스 외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세네갈, 피지 등 약 25개국이 가입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브릭스도 회원국 가입 기준을 설정할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릭스는 오는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제15차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등 반미 또는 반서방 진영 국가들의 잇단 합류 의사 표명을 계기로 브릭스는 이 자리에서 회원국 추가 가입 등 외연 확장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