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성능의 엔진과 민첩성 및 승차감을 정교하게 조화시킨 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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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Z4를 처음 본 건 2000년대 초반 압구정 로데오거리였다. 그날의 롱노즈 숏테크 은색 차체는 지금까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20년만에 다시 만난 Z4(sDrive20i 모델)는 유럽에서 귀족의 컬러로 불리는 '보라빛(Purple) 향기'가 영롱하게 빛났다. 여의도에서 출발했을 때는 태양이 중천에 떠있을 때라 도로의 아스팔트가 이글이글 녹아내릴 것만 무더운 날씨였다.
시원한 강바람이 절로 생각나서 북한강변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기어 노브 아래쪽 루프탑 버튼을 누르자 10초 남짓한 시간에 블랙 패브릭 소프트탑이 열렸다. 꽉 막혔던 서울 시내를 벗어나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낮게 깔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경쾌하게 나갔다. 강가에서 부는 바람인지, 송풍구의 에어컨 바람인지 몰라도 벌겁게 달궈졌던 얼굴이 진정됐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스포츠 모드에서 BMW가 자랑하는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기로 했다.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m을 발휘하는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엔진은 민첩하고 역동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6.6초였다.
낮은 무게중심, 공기역학적 설계 덕분에 BMW Z4는 민첩하게 달리는 것 같았다. 차의 무게는 앞뒤 50대50으로 배분되는데 커브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승차감은 독일차답게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었다. 브레이크는 살짝 밟아도 제동거리가 우수한 편이었다.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아유 스페이스 카페에 도착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BMW Z4 로드스터의 매력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디자인은 스포티하고 깔끔하면서도 전면부의 키드니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차량 측면을 가로지르는 두 줄의 캐릭터 라인도 역동적이었다.
공격적인 디자인의 대형 공기 흡입구, 트렁크 상단의 일체형 스포일러, 슬림한 L자형 리어 라이트, 리어 디퓨저 등은 정통 로드스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클래식한 전동식 패브릭 소프트 탑은 안트라사이트 실버 효과 소재가 적용돼 세련된 감성이 느껴졌다.
BMW Z4는 오픈 에어링의 감성과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기반으로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찾는 운전자에 추천하고 싶다. 시승한 Z4 sDrive20i M 스포츠의 판매가격은 72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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