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시스템 전략 강화 목소리도
11번가가 IPO 대신 속도를 내는 부문은 따로 있다. 바로 외형 키우기다. 올 상반기만 해도 신사업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단 6개월 만에 신규 서비스 3개를 선보이고, 다음날 배송하는 일명 '슈팅배송' 마케팅도 강화했다.
26일 11번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승부수는 신선식품·명품·중고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소비자들 반응도 좋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5월 한 달 11번가 방문 고객은 총 981만명이었다. 이는 11번가가 별도 법인 출범 후 처음으로 월 방문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던 지난해 11월에 이어 가장 높은 수치다.
주문 다음 날 배송하는 '슈팅배송'을 통한 거래액도 늘고 있다. 슈팅배송에 기반한 11번가의 1분기 직매입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구매 고객 수도 118%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고객이 만족하는 11번가만의 쇼핑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올해를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출도 상승 중이다. 11번가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4.5% 증가한 21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18억원으로 같은 기간 70억원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248억원으로 17억원 개선했다.
11번가로서는 이 같은 효과를 하반기에도 이어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던져야 한다. 만약 IPO가 아닌 투자 유치를 위해서라도 시장에서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11번가 측은 상장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11번가의 전략에 대해 매출 증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선식품, 명품, 중고) 세 카테고리 모두 시장 내 아직 압도적인 점유율 1위가 없는 상황으로, 11번가 입장에서는 매출 증대 및 집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1번가가 강조하는 사업 중 하나인 해외직구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11번가는 직매입 구조를 건실하게 가져가고 해외직구와 관련해서도 아마존과의 시스템을 보다 전략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정 문제가 개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1번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과제만 해결하면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