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의 취지는 좋으나 충분히 예상가능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주장해왔다. 지난 4월엔 SNS에서 "제도에는 선악이 없고 다만 그것을 활용할 때 장점을 취해서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약 50년 전에 도입했던 홍콩과 싱가포르는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만 홍콩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한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출산율 증가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1973년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도입한 홍콩은 2021년 합계출산율이 0.76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역시 지난해엔 합계출산율 1.04명에 그쳤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가 출생률 저하를 막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사상 유례 없는 합계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시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미래를 위한 끝없는 고민에서 도출된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안전하고 질 높은 양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대한 엄마아빠들의 불안을 불식시킬 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별, 내국인 가사도우미 일자리 잠식, 언어와 문화 차이, 신원 불명 등에 엄마아빠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 유연근무 활성화,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등 엄마아빠들에게 '내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