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한 도발로 아무것도 얻지 못해"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 "대가 치르게 할 것"
김건 "북 도발 지속시 국제사회 참기 힘든 상황, 중·러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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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담한 후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위성' 추가 발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한·미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조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김 대표도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시에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해왔다"고 했다.
◇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한 도발로 아무것도 얻지 못해"...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 "대가 치르게 할 것"
김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실패한 북한의 정찰위성 재발사 시기와 관련, "언제 하더라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도록 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답했다.
성 김 대표는 "마지막 발사가 실패했으니 북한이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한·미 양자, 한·미·일 3차 차원에서, 그리고 제재와 군 당국의 대응 등 다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또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보다 확실하게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최근 북한의 국경 재개방 움직임이 있는 상황이 국경 봉쇄로 이행되지 못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강화할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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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북한의 주 수입원으로 부상한 불법 사이버 활동 대응을 위해 지난해 8월 한·미 실무그룹을 출범시켰고, 이런 협력을 통해 북한의 불법 사이버 수익 상당 부분을 동결·환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김정은 북한 정권이 사이버 해커 군대를 기술자·고용주를 사칭하도록 훈련해 30억달러를 훔쳐 핵 프로그램 자금으로 사용했다며 북한의 디지털 절도액은 2017년 3000만달러에서 2018년 5억200만달러로 급증한 후 2019년 2억7000만 달러, 2020년 3억 달러, 2021년 4억3000만 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16억5000만 달러로 다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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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또 "내년에는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한다"며 "안보리가 더 이상 북한의 도발에 침묵하지 않도록 한·미·일이 적극적인 노력을 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 채택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계속 위반하는 행위는 아주 심각한 문제이고, 도발을 계속하면 어떤 순간에 국제사회가 도저히 더는 안 된다며 참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고, 결국은 중·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중·러에 대해 국제법인 안보리 결의를 계속 위반하는 행위가 국제 질서에 좋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제재에 동참하고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설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 최근 베이징(北京)을 다녀온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만나 방중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방중하면 당연히 북핵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김 대표도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현안에 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비핵화에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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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표는 한·미가 수동적으로 북한이 대화에 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우리 전략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고 외교와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이루려는 총체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 핵 위협 억제(Deterrence), 핵 개발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 통한 비핵화 추진'이라는 '3D' 접근 방식이 '전(前) 제재·후(後) 대화'라는 지적에 "제재와 대화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 김 대표는 "그냥 기다리자는 정책 접근이 아니다"며 "우리가 하는 것은 진화하는 위협에 따라 우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성 김, 간담회 후 특파원과 한국어로 대화
성 김 대표는 올해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맡으면서 동시에 이 매우 중요한 (북핵) 문제를 계속 다룰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고 느낀다"며 "그것 외에는 발표할 게 없다. 난 내 일을 사랑한다. 내 생각이 바뀔 때까지 계속 내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성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김 본부장에 대한 한국어 질문을 이해한 후 "나도 김 본부장의 답변에 동의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으며 간담회 후에는 특파원들과 명함을 교환하면서 한국어로 안부를 묻는 등 대화를 이어 나갔다. 성 김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한국어로 대화한 것은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