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장애 1급 아들 부양하며 야간학교 다닌 끝에 사회복지사 돼
장애인 가족 돌보는 '그림자 장애인'들…"사회적 인정과 도움 필요"
한순정(71)씨는 자폐성장애 1급인 아들 조윤제(38)씨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아들 윤제씨가 13살이 되던 해 남편과 사별한 그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고군분투했다. 한씨의 삶속에 윤제씨의 중증장애는 고통이자 동력이었다.
결혼 전 화학 선생님이었던 한씨는 장애가 있는 아들을 위해 사회복지 공부를 결심했다. 그 뒤 친정어머니에게 아들을 가끔 맡기고 매일 밤 야간학교를 다녔다. 고생 끝에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한씨는 고양시 장애인부모회 회장, 주간보호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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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증장애인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전체 등록 장애인은 265만2860명이고, 이중 중증장애인으로 분류되는 장애인은 98만3928명에 달한다.
시설 장애인을 일부 제외하더라도 돌봄과 보호 등이 필요한 장애인의 곁에는 한씨와 같은 부양 가족들이 존재한다. 장애를 겪는 가족 곁에서 마치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그림자 장애인'이 어림잡아 100만명 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앞서 소개한 한씨의 사례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례다. 그림자 장애인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부양의 최일선에서 육체적, 정신적, 금전적 고통과 맞서고 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체로 장애인 자녀를 두신 부모들은 사실상 자기 인생이 없다시피 평생 돌봄을 하신다"며 "노인의 경우 가족이 요양보호사가 돼 부양을 할 수 있지만 장애인은 가족이 활동보조로서 돌볼 수 없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