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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대통령실은 이날 "룰라 대통령이 인플루엔자 A로 인한 세균성 및 바이러스성 기관지 폐렴 진단을 받았다"며 "현재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가벼운 폐렴으로 방중을 하루 연기했으나, 생각만큼 회복되지 않자 전염성 등을 고려해 방문 시기를 추후에 정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중국 측에 이를 알렸으며, 다른 날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당초 26~31일 중국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룰라 대통령의 방중이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 측은 앞서 룰라 대통령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찾을 계획이라며 이에 240명의 기업 대표단도 동행한다고 밝혔었다.
브라질과 중국은 콩과 철광석 등 브라질 주요 수출품에 대한 공급 강화 계획 등 20개 이상의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었는데 룰라 대통령의 와병으로 계획은 연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와 함께 미중 패권 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무대에서 제자리 찾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이 지구 반대편 우호국과 친선을 과시하려던 계획도 잠시 미뤄지게 됐다. 중국은 룰라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광우병 발견으로 중단했던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며 손님 맞이 준비에 들어갔었다.
룰라 대통령의 폐렴은 브라질 국내적으로도 또 다른 관심사를 낳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본래 지난주 예정됐던 정부의 재정 규정에 대한 제안 발표를 중국 순방 이후로 연기했었는데, 방중 자체가 미뤄졌고 룰라의 건강 상태에 따라 발표 시기를 다시 조정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이 재정 제안은 사회지원금 지출 등 룰라의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헌법상 지출한도를 넘어서는 지출을 승인하는 내용으로 룰라 정부에게는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한편 77세의 비교적 고령인 룰라 대통령은 2011년 후두암 진단을 받은 후 수술로 완치 판정을 받은 적이 있으며, 지난해 선거 직후인 11월 말에는 후두 백반증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