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역동적으로 변한 주총 현장은 동학개미운동과 함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게 높아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투자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 운영에 심도 있게 고민하는 주주들이 늘어나다 보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도 개인주주들의 분위기를 살피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유통가에서도 또렷하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인적분할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됐다. 주총 현장에서 '부결'이라는 단어를 듣는 것 자체가 생소했다는 느낌은 그만큼 무난히 가결된 안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광주신세계의 오는 22일 주총에서는 소액주주가 제안한 인물을 이사진에 포함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이 보다 다양해지고 적극적인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주주들은 투자 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표를 던지고 안건을 제안해야 한다. 얕은 판단을 바탕으로 한 대처는 기업의 발전에 방해라는 것을 주인이기에 아마 가장 잘 알 것이다. 투자 기간은 개개인의 판단이지만 장기적인 시각을 갖추는 것도 전체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 고려해 볼 사안임은 분명하다.
일련의 분위기들로 기업들로서는 오는 3월 다가오는 주총에서 주주들을 맞이할 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을 듯하다.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어떤 의견이 오가더라도 세련되고 겸손하게, 그리고 수용하는 기업인들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