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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는 25일(현지시간)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멕시코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멕시코는 일단 페루 주재 외교·영사 대표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전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아 주 멕시코 대사소환을 결정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에 앞서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축출 당했다며 볼루아르테 정부를 가짜 정부라고 불렀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카스티요를 몰아낸 볼루아르테 정권이 단지 소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페루 국민 대부분은 현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는 내정 간섭에 관한 국제법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멕시코는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한 듯 이날 페루와의 외교 채널을 계속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간 태평양 동맹과 관련해서도 "가짜라고 생각하는 정부에 태평양동맹 의장직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며 현 페루 정부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오브라도르는 당초 의장직을 맞을 예정이었던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 대해 "지금도 페루 대통령"이라며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해 왔다.
페루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국회를 강제 해산시키려다가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부통령으로서 대통령 자리를 승계했으나 취임 직후부터 줄곧 대통령직을 위협 받아왔다. 카스티요 탄핵으로 촉발된 시위로 페루에서는 지금까지 최소 60명이 사망했고 당국과 시위대가 서로 무기를 사용하는 등 폭력적인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페루는 카스티요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현직 대통령이 7명이나 탄핵됐으며 이 중 여섯 건은 최근 5년 사이에 일어났을 정도로 극도의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볼루아르테의 앞날도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카스티요는 내란 및 반란 혐의로 18개월 간 구금 명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