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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RBC지는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MH17 격추사건을 조사해온 국제조사팀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의 승인 하에 격추됐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환조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디그나 반 부첼라 네덜란드 검찰청 대표는 "국제합동조사팀은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부크 미사일 발사기를 돈바스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결론지었다"며 "조사는 러시아 고위관료들 간의 전화 통화 내용을 입수해 정황을 파악했으며 무기 제공에 대한 결정은 국가원수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국가원수의 면책특권, 미사일 발사 사유(동기)와 누가 버튼을 눌렀는지에 대한 충분한 증거자료가 수집되지 않았다"며 "강력한 징후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집된 증거는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만큼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기에 푸틴 대통령의 소환조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추가 증거부족으로 더 이상의 국제합동조사팀 조사는 중단됐지만 새로운 증거가 나타난다면 조사는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6개국으로 구성된 국제합동조사팀은 감청된 전화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MH17기를 격추한 부크 미사일은 러시아 쿠르스크에 있는 제53 방공미사일여단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돈바스 반정부 분리주의자들에게 공급 후 발포됐으며, 미사일 제공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MH17 격추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MH17은 2014년 7월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부크 미사일에 격추됐다. 당시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했으며 여객기에는 네덜란드인 196명, 말레이시아인 43명, 호주인 38명 등 10개 국가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