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소비 침체, 해외여행은 부담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가는 리오프닝에 따라 색조 화장품이 다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고 관련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때 매장 내에서 테스트도 중단하며 활기를 잃었지만, 현재는 대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화장품으로 시선을 끄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20일 색조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했으며, 신세계는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이 21.6%, 현대는 2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백화점은 지난 연말부터 소비 침체 분위기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백화점 업태 매출은 대형마트·편의점·기업형슈퍼마켓(SSM) 보다도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하고 편의점은 13.8%, 대형마트는 9.2%, SSM은 7.1%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백화점은 3.7% 증가에 그친 것이다.
업태별 매출 비중에서도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비중은 각각 0.8%포인트, 0.1%포인트 증가했지만, 백화점은 0.8%포인트 감소했다.
그동안 백화점들은 명품의 인기가 치솟고 대형몰로 나들이를 대신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덩달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해외여행의 수요가 명품으로 몰린다는 보복 소비 현상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화점에서 부피가 나가는 상품들은 명품 패션 및 가전인데, 가전 역시 부동산 시장 한파와 함께 이사 수요가 줄면서 녹록치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백화점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의류 매출은 단순히 보복 소비라고 하기에는 독특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MZ세대로 일컬어지는 2030 세대의 소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백화점을 두고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양극화 소비로 인한 매출 견인이 계속될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이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3년 유통업 연간 전망'을 통해 올해도 백화점은 견고한 고소득층 소비를 바탕으로 MZ세대의 양극화 소비를 통하 매출 견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백화점들은 팝업스토어와 편집숍을 통해 다양한 취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하나증권은 해외여행 재개와 부동산 가격 변동은 백화점에 부담 요인으로 봤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전망이 내려가고 있고,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더 확대될 시 백화점 판매 지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