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통령 광폭외교 행보…내달 바이든·3월 시진핑과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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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은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을 만나 메르코수르 영향력 강화를 약속했다.
우루과이 정부가 개별적으로 중국과 FTA 협상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개방성을 지향하는 라카예 포우 대통령의 정책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메르코수르와 중국 간 FTA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이 1995년 1월 1일부터 무역장벽을 전면 철폐하고 출범시킨 남미공동시장이다. 원칙적으로 메르코수르 회원국은 개별적으로 역외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지난 2021년 우루과이가 중국과의 FTA를 추진한다고 발표해 회원국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 22일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은 우루과이와 중국 간 FTA 체결이 메르코수르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에이라 장관은 우루과이가 역외 국가와 무역협정을 맺으면 낮은 관세의 물품이 역내에서 자유롭게 유통돼 결국은 국내 산업 상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메르코수르를 파괴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담에서 룰라 대통령은 우루과이의 독자적 행보를 견제해 메르코수르의 분열을 방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FTA 논의를 메르코수르 단위로 확장하자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라카예 포우 대통령도 메르코수르 차원에서 중국과 FTA 협상을 논의하는 데 동의했다. 그는 "브라질의 경제적 비중이나 인구 규모를 볼 때 너무나 중요한 나라"라면서 "룰라 대통령이 확실히 중국과 함께 전진하기로 하고, 그것이 우루과이의 이익과 일치한다면 (독자적) 논의를 접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루과이는 중국과 대화를 나눴고, 어디까지 왔으며 우리 모두 함께 협상하자고 말할 수 있다"면서 메르코수르 각 회원국 간 실무진으로 꾸려진 대중국 FTA 준비팀을 발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은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 당시 난관에 부딪혔던 EU(유럽연합)와 메르코수르 간 FTA의 절차 진행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2019년 6월 FTA 체결에 합의했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미온적인 환경·인권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며 정체돼 있다.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등 환경보호 정책을 중시하고 있어 FTA 비준 절차에 진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전임 대통령의 독단적 외교 노선으로 브라질이 '따돌림 신세'로 전락했다고 주장하는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위상 회복을 위해 글로벌 광폭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제7차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룰라 대통령은 다음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3월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