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 포석 마련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 상승세
EV6 북미 '올해의 차' 선정 성솨도
매년 실적 경산…올 매출 92조 전망
업계에선 기존 내연기관 완성차 제조업체의 틀을 벗고 미래차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브랜딩' 전략이 2년만에 성공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로고 속 '균형·리듬·상승' 앞세워 고급화 전략 실현
기아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M1 콩코스에서 열린 '2023 북미 올해의 차(NACTOY)' 시상식에서 EV6가 유틸리티(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북미 올해의 차 선정 조직위원회는 1994년 설립돼 29년째 그해 출시된 최고의 차를 올해의 차로 선정해 왔다. '자동차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자랑한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30년 전통을 지닌 기아자동차의 사명에서 '자동차'를 빼고 회사를 상징하는 문양도 필기체 형상으로 교체한 지 2년만에 브랜드 고급화와 실적 상승세를 이끈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브랜딩 당시 기아는 회사 슬로건도 '파워' 대신 '무브먼트'를 삽입해 완성차 이외의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포석을 마련한 바 있다.
기아의 신규 로고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균형(Symmetry)과 리듬(Rhythm), 그리고 상승(Rising)의 세 가지 디자인 콘셉트로 개발됐다.
이에 기아는 지난 2년간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균형'과 고객 관점의 새로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상승' 부문을 강화해 현대차의 하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쇄신했다. 아울러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생태계 구축과 전기차(EV) 운영에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기아는 로고 변경 후 지난해 초부터 보급형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국내 택시 고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모델이던 기아 K5 대신 준대형 세단인 K8로 전환하고, 니로EV와 EV6 모델을 택시로 활용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기아의 로고 변경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사명과 로고를 변경할 시 브랜드 인지도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가치 하락 현상을 겪을 수 있지만,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기아는 전년 대비 4% 성장한 61억 달러(약 7조7915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86위를 달성했다.
◇'고급화 전략' 성공궤도 올라…매년 최대 실적 갱신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 기아는 매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기아는 사명 변경 전 지난 2020년 매출액 59조1681억원, 영업이익 2조664억원, 순이익 1조487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사명 변경 후 2021년 각각 69조8624억원, 5조657억원, 4조7603억원으로 증가해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다.
아울러 지난해에도 국내 자동차 판매량 상위 5개 모델 중 3개(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를 차지하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대표 SUV 모델 쏘렌토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로 만들어 SUV 역사상 첫 승용차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이같은 실적에 기아의 지난해 실적 추정치도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선 기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을 23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추정한다. 이에 연결기준 총 매출액은 87조2748억원, 영업이익 6조8928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는 올해 매출액 92조1671억원, 영업이익은 7조75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