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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15만원이었던 VIP석 가격을 최대 3만원까지 인상한 것을 제작사 탓만 할 수는 없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제작비가 대폭 증가한 데다 인건비도 크게 올라 어쩔 수 없는 실정인 것. 하지만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진 관객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같은 작품을 수차례 반복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들에게는 치명타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뮤지컬 업계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 객석을 지킨 것은 다름 아닌 회전문 관객들이다. 지난해 공연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에도 회전문 관객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산업이 급성장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때문에 회전문 관객을 위한 배려와 존중이 더더욱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나 재관람 할인 등이 더욱 많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작사들은 티켓가를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내, 관객이 발품만 잘 팔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도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높아진 티켓가에 걸 맞는 우수한 작품성을 보여줘야 한다. 스타 캐스팅에만 의존하고 작품성이 떨어지는 공연을 선보인다면 관객은 언제든 외면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전용극장에서의 장기공연이 자리 잡길 바라본다. 이를 통해 지금처럼 3~4개월 만에 제작사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되는 현실을 벗어나,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서로가 '윈-윈'(win win)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