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정부의 첫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한 발언이다.
여야는 매년 전쟁 치르듯 예산 시즌을 보낸다. 올해도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서 예산 시즌이 돌아왔다. 여야가 '이태원 참사'로 잠정적 휴전에 들어갔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휴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장동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와 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 등으로 정국은 이미 얼어붙은 상황이다. 여기에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리면서 예산 주도권을 두고 여야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의 첫 예산안인 만큼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정부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부자감세, 대통령실 이전 비용 등을 비판하며 윤석열정부가 삭감한 약 10조원 규모의 민생 예산을 복구시키겠다고 벼르며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예산안을 상정하는 자리였지만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책임에 대해 비판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달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법정시한 내 통과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법정시한은 물론 연말을 넘겨 준예산 상황까지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 오는 7일부터 진행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정치청문회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여야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국가살림을 심사한다는 마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협치 정신을 발휘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