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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스페인에 우호관계 폐기 선언…‘서사하라 분쟁서 모로코 지지’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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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2. 06. 09. 11:02

ALGERIA-VENEZUELA-DIPLOMACY
아이멘 베납데라흐만 알제리 총리가 8일(현지시간) 수도 알제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서사하라의 독립 문제를 놓고 모로코와 분쟁 중인 알제리가 모로코를 지지한 스페인과의 우호관계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스페인과의 우호협력 협정의 효력을 즉각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양측은 지난 2002년 마드리드에서 정치, 경제, 금융, 교육, 국방 분야 등 분야의 우호협력 협정을 맺은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스페인이 서사하라에서 모로코의 자치 계획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AFP는 전했다. 모로코는 현재 서사하라 영토의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원주민 세력 폴리사리오 전선에게 제한적 자치권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모로코와 앙숙인 알제리는 대서양 진출 통로인 서사하라에서 폴리사리오 전선의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모로코와 충돌해왔다. 서사하라는 1976년 스페인 점령에서 벗어나면서 모로코와 모리타니에 영토가 양도됐고 이후 모리타니가 철수한 뒤 대부분이 모로코 통치하에 들어간 바 있다.
모로코-알제리 간 관계는 2020년 미국이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대가로 모로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더 악화했고, 양국은 결국 지난해 8월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알제리는 모로코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도 걸어 잠갔다.

그간 모로코와 알제리 간의 균형 외교를 시도해온 스페인은 입장이 다소 난처해졌다. 스페인은 모로코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지만 알제리에서도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알제리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AFP는 전했다. 스페인은 이날 알제리의 우호관계 폐기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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