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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로 피게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를란도 호르헤 메라 환경·천연자원부 장관이 산토도밍고 환경부 청사에서 살해된 사실을 전하며 “용의자 미겔 크루스는 장관의 친구로, 현재 경찰에 붙잡혀 있다”고 밝혔다.
호르헤 메라 장관은 사건 당시 회의 중이었으며 환경부 직원들은 최소 6~7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용의자인 크루스는 범행 직후 인근 성당으로 가서 신부에게 “방금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고, 이곳에서 경찰에 붙잡혀 이송됐다. 크루스는 잡혀 나올 때 방탄복과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앞서 당국과의 통화에서 ‘자신을 죽이지 않으면 자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한 사람은 크루스를 향해 “당신은 좋은 사람을 죽였다”고 외치기도 했다.
당국은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았으나 크루스는 건설사 등을 소유한 기업인으로 고인과 환경정책을 놓고 갈등해 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호르헤 메라 장관은 지난 3월 환경허가 위반 사례 2300건을 사법당국에 고발했다고 밝혔는데, AFP 통신은 이로 인해 전·현직 군인들과 기업인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향년 55세인 호르헤 메라 장관은 살바도르 호르헤 블랑코 전 대통령(1982∼1986년 집권)의 아들로, 2020년 8월부터 환경장관 직을 맡아왔다. 호르헤가는 메라 장관의 누이가 현 도미니카 정부의 부총리이며, 아들은 현대혁명당(MRP) 소속 의원인 유력한 정치인 집안이다.
유족은 성명을 내고 크루스의 이름을 거명하진 않은 채 “고인이 이날 집무실을 방문한 어린 시절 친구의 총에 숨졌다”며 “우리 가족은 사건을 저지른 이를 용서한다”고 전했다. 유족은 “오를란도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있다면 원한을 간직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