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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러 구단주·우크라 협상단 중독 증세...평화협상 반대 러 강경파 소행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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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3. 29. 04:37

첼시 구단주 러 올리가르히 아브라모비치·우크라 협상단 중독 증세
젤렌스키 대통령 회담 후 증세...생명 위협 없고 상태 호전
"살해 아닌 경고 의도"...러-우크라 평화협상 반대 러 강경파 소행 의심
Soccer Chelsea Abramovich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2021년 5월 16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첼시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관람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종식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일부가 중독 증세를 겪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아브라모비치와 협상단 소속 2명이 지난 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중독 증상을 겪은 우크라이나 협상단 일원 중 한 명은 크림반도의 타타르인 국회의원인 루스템 우메로프다.

이들은 충혈, 고통을 수반한 눈물 지속, 얼굴과 손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특히 아브라모비치는 몇 시간 동안 시력을 상실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은 이후 상태가 호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인사들이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를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대통령 대변인이 알렸다.

인사들은 아브라모비치 등의 중독 증상이 평화회담을 방해하고 싶다고 말하는 러시아 강경파들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서방 전문가들은 이들의 증상이 생화학 무기 또는 일종의 전자기 방사선 공격에 의해 초래된 것인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2020년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조사했던 영국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체프가 이번 아브라모비치 등의 중독 증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그로체프는 이들의 증상을 찍은 사진을 살펴봤으나 이들이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터키 이스탄블로 서둘러 떠났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도시 리비우에서 샘플을 채취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벨링켓은 중독 의심 3명이 증상이 나타나기 몇시간 전 단지 초콜릿과 물을 섭취했다며 이들이 3일 회담 후 키이우의 한 아파트로 간 후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협상단은 다음날 키이우에서 자동차로 폴란드에 도착, 이스탄불로 향했다.

독일의 한 법의학(포렌식)팀도 조사에 나섰으나 독극물을 검출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그로체프는 “이번 공격은 살해 의도가 아니라 경고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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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호화 요트 ‘솔라리스’가 12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의 티바트에 정박해 있다./사진=AP=연합뉴스
세상을 떠난 모친이 우크라이나 태생인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극동 반도인 추코타 자치관구의 지사를 지내는 등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모스크바와 벨라루스 등 협상 장소를 방문했었고, 최근 마리우폴 등에서 시민들의 안전한 대피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아브라모비치를 제재하지 말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인기 구단 첼시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는 영국과 유럽연합(EU) 제재 대상에 올라있고, 첼시 매각 방침을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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