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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랴부랴’ 미국과 러시아 수출통제 제재 예외 협상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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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3. 02. 03:34

이억원 기재부 1차관, 미서 재무부 부장관 회담
한국 기업, 러 수출통제 제재 예외 협상...결론 못내
한, 러 독자규제 거부하다, 부랴부랴 동참 표명, 미국과 협의
통상교섭본부장, 워싱턴서 상무부와 협상
한미 재무차관 회담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 줄 가운데)과 윌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오른쪽 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흑인)이 지난달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협상을 하고 있다./사진=주미 한국대사관 재경관실 제공
한국과 미국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의 러시아 수출통제 제재 조처에서 한국에 대해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기획재정부와 미 재무부가 밝혔다.

기재부는 1일(현지시간) 이억원 1차관이 전날 오전 워싱턴 D.C.에서 윌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과 만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한국의 조처에 관해 설명했고, 이에 아데예모 부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동맹국들 간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계속해 한국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미국과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미국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과 윌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이 회담을 가졌다며 “미국과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미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
한국은 미국이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해외직접제품규제(FDPR) 적용 대상 예외를 한국 기업 제품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당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겠다면서도 독자 제재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FDPR 예외 대상에서 제외돼 한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미 상무부에서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부랴부랴 미국에 준하는 수준의 독자 제재 동참 방침을 밝히고, FDPR 예외 적용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 들어갔다.

FDPR 예외 대상국은 유럽연합(EU) 27개국과 일본·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32개국이다.

이 1차관은 미국 정부의 대외 경제 제재 정책에서 총괄 역을 맡고 있는 아데예모 부장관에게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조하겠다면서 대러 전략물자 수출금지 등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러시아 주요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등 금융 제재 동참의 구체적 내용을 부처 간 협의·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이른 시일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기재부는 별도의 보도자료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과 거래 중지 △러시아 국고채 투자 중단 △스위프트 배제 등 3가지 제재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아데예모 부장관이 스위프트 배제와 수출통제 등 한국 정부의 협력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는 1일(현지시간) 이억원 1차관이 전날 오전 워싱턴 D.C.에서 윌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과 만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한국의 조처에 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사진=기재부 보도자료 캡처
기재부는 이날 각각 5페이지·3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를 냈지만 미 재무부는 단 6줄의 보도자료를 내는 데 그쳤다. 이번 협상에 대한 한·미 간 중요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 상무부도 이날 국장급 화상 회의를 열고, 한국의 FDPR 예외 적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3일 워싱턴 D.C를 방문, 미 상무부 측과 대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처로 7개 분야 57개 하위 기술 항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항공우주·해양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면서 반도체·컴퓨터·통신·정보보안 장비·레이저·센서 등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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