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의 신선한 영향력은 SNS뿐 아니라 그가 경영하는 사업에서도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약 3.4조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었죠. 당시 정 부회장은 천문학적 투자를 결정하며 “지금 얼마에 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이마트 경영진은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가 온·오프라인 사업을 통합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됐습니다. 또한 신세계는 네이버에 이은 이커머스 점유율 2위로 도약했습니다.
이베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는 어떨까요. ‘공룡’이라고 표현되는 롯데는 그룹 전체 덩치만 보면 신세계의 3배 규모이지만 유통만 놓고 보면 치고 나가는 신세계로부터 압도당하는 분위기입니다. 롯데의 온라인을 책임지는 롯데온은 업계 5위 수준에 머물러 있고, 롯데백화점 경우도 여전히 업계 1위로 군림하고 있지만 신세계·현대백화점의 추격 속에서 시장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각에선 ‘공룡이 늙었다’라고 모질게 평가합니다. ‘롯데’ 하면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란 지적입니다. 굴지의 롯데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배경으로 혁신의 부재와 뒤늦은 투자를 꼽습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매년 사장단회의를 열어 혁신을 강조해왔고, 올 들어 또 한번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된 혁신을 기대해 봐도 될까요. 신 회장의 SNS 등판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난해 신 회장의 일상이 인스타그램에 노출되면서 그가 신은 스니커즈가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죠. 어쩌면 많은 MZ(1980~2000년대생)세대들은 ‘동빈이형’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혁신은 멀리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