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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의 옥타비오 로메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하루 원유 수출량을 43만5000배럴로 줄이고 2023년부터는 해외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페멕스의 하루 원유 수출량은 100만배럴 수준인데 내년부터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원유를 해외로 수출하고 휘발유와 경유 같은 값비싼 정제 제품을 수입해오는 대신 국내 원유 생산과 정제를 늘리려 원료 자급률을 높이려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정책 일환이다. 멕시코는 현재 소비하는 연료 대부분을 미국 정유회사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를 위해 페멕스의 정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로메로 CEO는 “페멕스가 내년에는 하루 151만배럴, 내후년에는 200만배럴 규모로 원유 정제 규모를 늘리면서 수출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페멕스는 현재 남동부 타바스코주 도스 보카스에 건설 중인 정유시설과 최근 인수한 미국 텍사스주의 정유시설, 기존 시설 등 총 6곳의 정유 공장에 생산 전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도스 보카스 정유시설 건설사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참여하기도 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다.
이번 수출 중단 조치로 멕시코 원유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직격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특히 한국과 인도의 정유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국내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멕시코산 원유 수입 비중이 낮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국내에서 수입한 멕시코산 원유 비율은 6.5%에 그치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의 점유율이 60%였다.
아울러 그간 투자 부족과 관리 부실로 페멕스의 정유 역량이 떨어져 자국산 원유 100% 정제라는 목표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블룸버그는 원유 수출 중단 조치가 실현된다면 지난 수십 년간 국제 석유 시장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던 페멕스가 철수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보도했다. 페멕스는 전성기인 2004년 일본과 인도 등에 하루 19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수출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