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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상·하원 의원 선거의 개표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중도좌파 여당 연합인 ‘모두의 전선’의 패배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선 상원의원 72명 중 24명, 하원의원 257명 중 127명이 선출된다. 이런 점 때문에 현지에선 이번 선거를 임기 반환점을 앞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권을 평가하는 중간선거로 인식해왔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여당 연합의 상원 의석은 종전 41석에서 35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도좌파 연합이 40년 가까이 만에 상원 다수당 지위를 놓치게 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게다가 여당 연합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하원에서도 의석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이 이끌던 중도우파 연합 ‘변화를 위해 함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등 주요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여당의 패배는 연 50%에 달하는 높은 물가 상승률과 높아지는 빈곤율,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고위층의 백신 새치기 접종 스캔들이나 봉쇄 기간 대통령 관저에서의 ‘노마스크’ 파티 논란 등도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됐다.
임기 4년의 전환점을 앞두고 국제통화기금(IMF)과의 부채 협상 등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페르난데스 정권에게 이번 선거 패배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여당 내부 갈등 심화에 따른 정국 혼란도 변수다. 예비선거 패배 후 여당은 비교적 온건 성향인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강경 좌파에 가까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부통령 겸 전 대통령 간에 균열이 노출된 바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중간 개표 결과가 발표된 후 “IMF와 지속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인플레이션 등에 맞설 장기 경제계획안을 내달 초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