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권리 주장하는 측면에선 긍정적
"지나친 공격성 표출은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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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애기어와 쿠션어 사용을 지양하자’는 일명 ‘말투 탈코르셋’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해당 어투 사용이 여성들에 ‘여성스러움’을 강제하고 지나친 친절을 강요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기어는 말투 끝에 ‘ㅇ’ 받침을 붙이거나 일부러 어린아이처럼 말투를 귀엽게 사용하는 것을, 쿠션어는 푹신한 쿠션과 같이 정중하고 부드러운 화법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4)도 에브리타임에서 애기어와 쿠션어를 지양하자는 글을 몇 번 접한 뒤로 어투 사용에 신중하게 됐다. 김씨는 “평소 아무런 고민 없이 사용했던 어투들이 나도 모르게 사회적 틀에 갇혀있던 게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생겼다”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최근에는 애기어와 쿠션어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20대 여성들의 이러한 말투 탈코르셋 움직임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애기어, 쿠션어, 여자 말투 이제는 사용하지 말자’는 게 주요 골자다. 유튜브에 3개월 전 업로드된 ‘말투 코르셋 벗어나자’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가 1만회에 달한다. 또 지난해 9월 동덕여대 학보사가 진행한 쿠션어와 애기어 사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무려 73.7%가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여성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페미니즘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표출될 경우 자칫 더욱 심각한 젠더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17일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부당하게 강요받았다고 여긴 어투 사용에 대해 여성들이 스스로 성찰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면서도 “비대면 소통이 점점 증가하고 젠더 갈등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날, 자칫 이러한 움직임이 과도한 공격성으로 이어져 표출된다면 서로 간의 소통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직장인 여성 이모씨(25)는 “내가 쓰고 싶은 어투를 스스로 정해서 사용하는 건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한 쪽이 옳고 다른 쪽은 틀렸다는 식의 공격적인 접근은 같은 여자여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