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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反네타냐후 연정’ 가시화…15년 집권 총리 물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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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5. 31. 14:25

Israel Politics <YONHAP NO-0830> (AP)
이스라엘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사진=AP 연합
이스라엘에서 반(反)베냐민 네타냐후 블록의 연립정부 구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뢰·배임·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네타냐후 정치 인생에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가 극우 정당 이탈 여파로 정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3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날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는 중도 정당인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와 연정 구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N은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매우 파격적인 사건”이라며 “실제 연정 구성이 성공한다면 네탸나후 총리는 총 15년간 재임해왔던 총리직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96~1999년 첫 번째 임기를 수행했고 재집권한 2009년부터는 12년째 총리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베네트 대표는 텔레비전(TV) 연설에서 5번째 총선 실시를 막고 이스라엘 국민들을 혼란의 폭풍 속에서 구하기 위해 연정 구성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4번의 선거를 거듭하면서 나라 기능을 잃었는데 지도부는 증오와 분열만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이어 베네트 대표는 통합 정부 구성을 통해 이스라엘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연정 구성을 위한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중도 성향의 청백당,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 좌파 성향의 노동당 등 각기 다른 이념의 7개 정당이 뭉쳐 57석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야미나(7석)가 합류하면 크네세트(의회) 전체 의석(120석)의 과반을 달성하게 된다. 연정 참여 정당들은 공통점을 거의 갖고 있지 않지만 네타냐후 총리를 몰아내고자 하는 목표로 뭉쳤다고 BBC는 진단했다.

베네트 대표의 발표에 네탸냐후 총리는 즉각 성명을 내고 “세기의 사기”라며 “베네트 대표는 자신이 총리가 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수뢰·배임·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연정 구성 시한은 내달 2일까지다. 반네타냐후 블록은 이날 밤부터 연정 구성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총리직은 연정 내 순번에 따라 돌아가며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피드 측은 차기 정부 임기 전반에 베네트 대표가 총리직을 맡고 자신이 외무장관을 맡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후반기에는 서로 역할을 바꾸게 된다.

반네탸나후 블록은 정치적 혼란을 끝내기 위해 연정 구성에 뜻을 같이 했지만 주요 쟁점을 두고 정당 간 입장 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변수다. 블록 해산의 씨앗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을 둘러싸고 블록 내 우파 정당과 아랍계 정당은 갈등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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