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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 한 캔에 알콜 양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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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아 도쿄 특파원

승인 : 2021. 03. 16. 17:30

술이 담긴 캔이나 병에 도수가 아니라 알콜의 양이 표기되면 금주에 도움이 될까.

최근 일본의 유명 주류업체들이 맥주 캔에 알콜도수가 아니라 알콜 양을 표기하는 움직임을 일고 있다. 도수만으로는 자신이 마시는 알콜 양을 쉽게 알 수 없어 과도한 음주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술이 담긴 캔이나 병에 알콜 함유량이 도수로 기재돼 있어 자신이 마신 알콜 양을 쉽사리 계산해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아사히그룹 홀딩스는 올해 안에 자사 맥주 캔에 알콜 양을 ‘그램(g)’으로 표기, 산토리홀딩스와 삿포로홀딩스도 같은 방식으로 표기해 홈페이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기린홀딩스는 오는 2024년까지 맥주 캔에 표기할 계획이다. 도수가 높은 소주나 니혼슈, 양주 등은 제외다.
맥주 캔이나 병맥주 한 병을 마셨을 때 섭취하는 알콜 양을 표시하면 아사히의 ‘수퍼드라이’ 맥주 350밀리리터(㎖)를 마실 경우 알콜 양은 14g이다.

일본의 맥주 사랑은 유별나다. 지하철역 주변에 흔히 보이는 작은 가게에서 선 채로 꼬치를 안주로 놓고 맥주를 마시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도쿄의 흔한 풍경 중 하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외식이나 술자리는 줄었지만 도리어 가정 내 음주는 늘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린홀딩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이 1년 동안 마시는 맥주량은 2019년 기준 1인당 38.4리터(ℓ)다. 맥주병으로 치면 약 60.6병이다. 맥주 소비량은 중국, 미국, 브라질, 멕시코, 독일, 러시아에 이어 13년 연속 세계 7위다.

일본 주류업체들이 이 같은 결정을 고려하는 것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비롯해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류 회사들의 사회적 책임이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이미 산업협회가 나서 알콜 섭취와 관련해 라벨 지침을 만들고 1주일 동안 적정 섭취량을 정해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년)에서 성인 남성의 15%, 여성의 9%가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의 음주 습관을 갖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어 수치 변경만으로도 어느 정도 과음을 억제할 걸로 기대하고 있다.

엄수아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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