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성 공무원에 38차례 접대…방송 인허가 로비?
일본 스가 요히시데 총리의 '입' 역할을 한 야마다 마키코 내각공보관이 스가 장남 등 위성방송 업체 관계자들과 한끼 78만원 짜리 저녁 식사 접대를 받아 경질 위기에 몰렸다. /사진=연합.AP |
최근 일본 정가에선 스가 요히시데 총리의 측근인 한 여자가 화제다. 스스로를 한 홍보 영상에서 ‘절대 회식을 거절하지 않는 여자’로 소개한 야마다 마키코(山田眞貴子) 내각공보관으로 거절 않고 참석한 회식으로 경질 위기에 몰렸다.
야마다 공보관은 일본 내각 정책을 홍보하는 공보담당관으로 스가 총리의 기자회견 때 질문 시간을 조율하고 정리하는 등 우리로 치면 청와대 춘추관장이다. 그런 그가 최근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것은 스가 총리의 장남 등으로부터 78만원짜리 저녁식사 접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총리의 장남인 스가 세이고 씨는 위성 방송회사 '도호쿠신샤'에 다니면서 총무성 고위 간부들과의 식사 접대 자리만 2016년부터 38차례 가졌다. 방송 인허가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있는 총무성 간부들이 줄줄이 접대를 받았다.
야마다 공보관은 2019년 11월 6일 총무성 총무심의관으로 재직할 당시 세이고를 비롯해 도호쿠신샤 관계자 4명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날 5인 식사비는 총 37만1013엔(약 388만원)으로 1인당 계산하면 7만4203엔, 우리돈으로 약 78만원이었다. 도쿄의 한 고급호텔에서의 메뉴는 와규(和牛) 스테이크와 해산물 요리로 경비는 모두 도호쿠신샤가 지불했다.
야마다 공보관은 이달 초 주간지 보도 후 이름이 거론되자 "기억나지 않는다"고 반응했지만 총무성 자체 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포함해 12명이 줄줄이 나오자 월급의 60%를 자진 반납했다.
그는 2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접대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했다. 그는 "국가공무원윤리법 위반 행위로 공무원의 신용을 훼손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젊은이들에게 사회 생활을 조언하는 한 영상에서 '회식을 절대 거절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인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며 현재 건강상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1984년 총무성 우정성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2013년 아베 신조 정권에서 여성 최초로 총리 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 시절 깊게 관여한 총무성에서 총무성 첫 여성국장, 총무심의관 등을 역임하고 스가가 정권이 된 뒤엔 내각 공보관으로 기용되는 등 신임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스가 총리의 학술회의 임명 거부 문제와 관련한 NHK의 보도에 대해 "스가 총리가 화가 많이 났다"고 항의 전화를 한 뒤 당시 간판 앵커가 교체되는 등 언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