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 포함 전미 1100만 멕시칸 고국에 월 400달러 송금
IMF "재미 멕시칸 송금, 멕시코 경제에 9%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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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팬데믹 속에서도 어머니와 형제들이 사는 멕시코의 어려운 사정이 먼저 눈에 밟힌다고 한다. 열악한 의료 환경에 인구 1억3000만명의 멕시코보다 자신들의 미국 생활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금, 멕시코 이민자들의 고국 생각을 더욱 간절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재미 멕시칸들이 올해 9월까지 본국 가족에게 송금한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다. 송금 액수뿐 아니라 송금 횟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송금은 멕시코의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멕시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9일(현지시간) 기준 110만여명으로 전 세계에서 11번째 많다. 이 가운데 10만5000여명이 사망, 치명율이 무려 9.6%로 전 세계 평균 2.3%의 4배나 된다.
팬데믹의 여파는 멕시코뿐 아니라 재미 멕시칸들에게도 타격을 줬다. 전미 인종별 실업률 통계를 보면 히스패닉계의 실업률은 19%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본국 가족에 송금하는 멕시코 이민자 수는 1100만명 수준이며, 1인당 금액은 월 300~4000달러 정도이다. 멕시코인들의 가족 간 유대와 끈끈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경제학자들은 송금액이 예측을 뛰어넘는 것으로 멕시코인들의 가족 사랑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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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멕시코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세계통화기금(IMF) 미국·멕시코 간 경제적 의존 관계를 분석하면서 재미 멕시칸의 송금이 올해 멕시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9%,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4%라고 분석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가족 송금이 지난해 360억달러에서 올해 10%가량 늘어난 4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1000여만명의 멕시코 가족들에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0% 증가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평가이다.
송금자 1100만명에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멕시코계뿐 아니라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멕시칸들도 포함된다.
새롭게 송금 대열에 합류한 댈러스 거주 한 멕시코계 이민자는 송금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같은 형편의 멕시코인들 40여명을 규합, 공동으로 멕시코의 100가정 앞으로 매달 집단 송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현지 식품점을 매개로 송금액을 미국에서 지불하고, 멕시코 가족들은 필요한 식료품을 멕시코의 식품점에서 공급받는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송금 사기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으며 멕시칸들의 ‘어머니 모임’ 회원들이 재미 가족들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는 등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일부 재미 멕시칸들은 팬데믹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여유 자금이 생겨 송금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여행·외식·쇼핑 등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절약한 돈을 고국의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