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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모든 페루인들의 평화와 통합을 바란다”면서 대통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각료들도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장관직은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페루 의회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차기 대통령 선출을 논의했다.
중도우파 야당 소속의 국회의장이었던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탄핵되자 지난 10일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주지사 시절이던 2011~2014년 인프라 공사 계약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230만솔(약 7억2000만원) 가량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의회는 탄핵을 강행했다. 이에 페루 국민들은 비스카라 전 대통령 축출은 의회 쿠데타라며 연일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부패 척결 운동을 전개하며 페루 국민들에게 개혁적 지도자로 여겨져 왔다. 페루 국민 5명 가운데 4명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의 축출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14일에도 페루 수도 리마의 대법원 건물 앞에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메리노 임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진압 경찰이 충돌해 2명이 숨지고 최소 9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페루 시위는 대체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무장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 대포를 발포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페루 옴부즈맨 측도 시위 상황을 모니터링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루탄과 고무탄 발포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15일 메리노 임시 대통령이 사임하겠다고 밝히자 페루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페루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 정치학과 교수는 “페루 시위대는 의회가 불법적으로 권력 장악을 시도할 경우 견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페루 민주주의에 있어 기념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