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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냉전 패권전쟁 시대, 미국의 세 대중국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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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5. 27. 07:00

미 행정부·의회 지도부, '공산당 성악론' 근거 중공 비판
미 전략, 중국 기관·기업·정부 관계자 직접 제재
홍콩 민주화·대만 군사 현대화 지원, 인권문제 제기
국제연대 강화...친중국 국제기구 제재강화
미중정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9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오사카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미·중 ‘신냉전(a new cold war)’을 직접 거론했다.

◇ 왕이 중 외교 담당 국무위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겨냥 미·중 신냉전 거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미·중 간 ‘신냉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미국에서 중국을 공격·모독하고, 거짓말과 음모를 꾸며내는 정치 바이러스가 퍼졌고, 일부 정치 세력이 중·미 관계를 신냉전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주장이다.
왕 국무위원의 언급은 자신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함께 마이크 펜스 부통령, 그리고 의회 대중 강경파 등을 겨냥한 것이다.

(TWO SESSIONS)CHINA-BEIJING-NPC-PRESS CONFERENCE-WANG YI (CN)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미·중 간 ‘신냉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사진=베이징 신화=연합뉴스
◇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대중 강경파 ‘공산당 성악론’...“공산당 체제 신용할 수 없어”

이들의 대중관은 불공평한 무역·환율조작·중국 진출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지식재산권 침해 등 무역 문제를 넘어 공산당 성악(性惡)론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미 육사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통일 전 서독의 서베를린에서 육군 장교로 근무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정부’ 대신 ‘중국 공산당’을 비판의 표적으로 삼는다. 그는 ‘공산당 체제는 신용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집권 2기 시작(20일)을 앞두고 낸 성명에서 “대만은 세계의 선한(good) 세력”이라며 중국과 대만 관계를 ‘선악’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그다음 날에는 “중국이 1949년부터 악랄한 독재 정권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까지도 사실상 부정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관이 이데올로기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 정부가 줄곧 ‘냉전적 사고’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중은 40년간 지속한 미·소 냉전 시대에 비견되는 ‘신냉전’ 패권 전쟁에 돌입했고, 이는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미국의 미·중 패권 전쟁 전략...중국 기관·기업·정부 관계자 직접 제재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대략 3가지 전략을 쓰고 있다.

먼저 중국 본토를 겨냥한 제재 강화다. 이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대만·홍콩·티베트 등과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고, 친(親) 중국 국제기구에 대한 규제 강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과 기관·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
에 대한 제재는 ‘생명줄’을 끊겠다는 결의가 엿보이고, 미국판 ‘반도체 굴기’ 전략이 내포돼 있다.

tsmc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8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사진=TSMC 홈페이지 캡처
◇ 미국판 ‘반도체 굴기’

미 상무부는 15일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고, 화웨이 디자인에 따른 위탁생산을 하는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화웨이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의 협력 고리 끊기에 나섰다.

이에 TSMC는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고, 미 애리조나주에 5㎚ 공정 반도체 공장을 2021년 착공, 202년 양산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일본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마이크론에도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향후 삼성전자·TSMC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 자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려는 미 행정부의 큰 그림 속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Protest vs security law in Hong Kong
홍콩 시민들이 24일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펜타 프레스=연합뉴스
◇ 미국, 홍콩 민주화 세력 지지, 대만 군사 현대화 지원, 티베트·신장(新疆) 위구르 인권 문제 제기 등 ‘외곽 때리기’

아울러 미국은 홍콩 민주화 세력을 지지하고, 대만의 군사 현대화를 지원하면서 티베트·신장(新疆) 위구르 등에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중국 ‘외곽 때리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 고도의 홍콩 자치권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종말의 전조라며 제정을 강행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7일 서명한 ‘홍콩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따라 무역·관세·투자·
비자 발급 등 홍콩의 특수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F-16 중 가장 최신형인 블록 70을 기반으로 한 F-16V와 M1A2 에이브럼스의 대만형인 M1A2T 전차, 스팅어 미사일 등에 이어 올해 MK48 Mod 6 AT 중어뢰의 대만 판매도 승인했다. 아울러 록히드마틴사의 해상작전헬기인 MH-60R 시호크의 판매도 논의하는 등 대만군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기관과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관련 관리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조처를 내렸다.

한미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서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후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욕=연합뉴스
◇ 미, 대중국 국제 연대 강화...친중국 국제기구 제재 강화

미국은 대중국 국제 연대와 친중국 국제기구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다.

미 백악관과 국방부는 21일 의회에 제출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 보고서에서 중국 봉쇄 전략과 관련, “자유롭고 개방된 질서라는 공동 원칙을 지지하기 위해 동맹·파트너·국제기구의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긍정적 대안을 개발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인도·태평양 전망, 일본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비전, 인도의 지역 정책에서 모두를 위한 안보와 성장, 호주의 인도·태평양 개념, 한국의 신남방정책, 대만의 신남행정책 같은 상호 조정된 비전과 접근법에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중국 중심적’이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 일시중단을 발표한 데 이어 18일에는 WHO가 한달 이내에 ‘상당한 실질적인 개선’을 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탈퇴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대우를 받아 엄청난 세금 등 혜택을 받았다며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이 14일 임기 1년을 남기고 조기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한 중국에 대한 국제적 조사 추진이나 각국의 5세대(G) 무선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요구도 대중국 국제 연대의 일환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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