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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보성향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이홍정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가 먼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되면 더 많은 난관이 있을텐데 각오가 남다르시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이 전 총리는 “각오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정부보다는 찬바람에 많이 노출되겠죠”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천도교 신암 송범두 교령을 만났다.
송 교령은 이 전 총리가 지난해 1월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애국선열묘역의 손병희선생 묘소를 방문한 것을 거론하며 “우이동 봉황각이 눈물나는 3·1운동의 발원지인데 다들 잘 모른다”면서 “정치 행정을 통틀어서 우이동을 잘 아시는 분이 총리님 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3·1독립운동은 천도교 빼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정부가 할 수 없는 일도 종교는 할수 있는 일도 있고, 종교가 앞서 나가서 할 일도 있으니 그런 지혜를 짜내고 함께 협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방명록에 ‘사회통합과 국민행복증진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세 번째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방문했다.
이 전 총리는 성균관에 도착해 빨간색 관복으로 갈아입은 후 약 10분간 공자를 위시한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을 알현하는 의식인 ‘봉심’을 거행했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이 전 총리에게 “성균관이 제도적으로 많이 미약하다. 전통 교육과 종교 활동을 할 공간이 없다”며 “정치권에서 성균관을 복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총리는 “유학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는 성균관의 숙제이기도 하다”며 “전통 문화가 TV 프로그램, 교과 내용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느냐는 점에서는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저희 지역(종로)에 오는 걸로 알고 있다. 많은 기대를 한다’는 김 관장의 말에 “(출마 지역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도 이 전 총리는 “추가로 더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첫 외부 일정을 종교계 예방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께는 제가 총리 취임 직후 인사드렸고 재임 중에도 여러 차례 모셔서 말씀을 나눴다. 퇴임 인사를 못 해서 온 것이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지가 총선 출마 지역구로 거론되는 종로에 집중된 것과 관련해선 “그런 식으로 말하면 총리로 근무한 사무소(정부서울청사)도 종로에 있으니 문제가 되나요”라고 반문하며 “내일은 원불교 가는데 (사무실이) 동작구에 있고, 천주교 의장님은 광주에 계시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명의로 불교계에 보낸 육포 설 선물이 논란이 된 가운데 조계종 예방 계획을 잡은 것과 관련해선 “이런 일정은 급격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방문계획을 추진한 것이 그 사건을 알기 전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비공개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도 예방한다.
22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찾을 계획이다. 이어 설 연휴까지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를 비롯해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등 7대 종단 지도자를 모두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