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무인센터 도입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은행들이 최근 환전업무를 창구에서 빼내고 있다.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고, 지점 운영의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드라이브 스루 환전’ 서비스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말부터 서비스를 가동할 예정이다. 드라이브 스루 환전은 모바일뱅킹 서비스로 환전이나 현금인출을 신청하면, 자신의 차량으로 카페·패스트푸드점 등 제휴사를 방문해 외화를 수령할 수 있는 방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평균 30분 정도에 해당하는 은행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서울 공항철도·홍대입구역 등에 무인환전센터를 오픈하고, 주요 3개국 통화 환전이 가능한 멀티외화 ATM을 설치했다. 올해는 우체국을 통한 외화 배달 서비스 ‘KB-POST 외화배달’도 확대할 예정이다. 외화 배달 서비스는 비대면 채널로 환전을 신청한 뒤 원하는 장소·날짜에 우체국에서 직접 외화를 배달해줘 편의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통합멤버십 포인트를 통해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하나머니를 별도의 환전없이 현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멤버스의 환전지갑 서비스를 통해서는 달러·유로·엔·위안 등의 외국 통화 환전이 가능하다. 은행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앱을 통해 환전이 가능하고, 외국 통화를 ‘환전지갑’에 보관할 수 있어, 쉽게 재환전도 가능하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가운데도 환전 업무는 직접적으로 돈을 다뤄야 하다 보니 대면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정작 비대면으로 환전 신청을 하더라도 고객들은 영업점에 방문해 수령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환전이라는 업무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단지 수령을 위해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최근 은행권에서는 비대면 환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환율 우대혜택을 적용해 공항에서 즉시 수령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핀테크 강화 과정에서 스타트업들이 낮은 수수료와 배달서비스를 내세워 환전 시장에 뛰어들자 은행권들도 입지를 뺏기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관계자는 “사실 환전 업무는 고객수요는 높지만 단순해서 대면으로 진행할시 직원들의 단수 업무 부담이 높다”며 “비대면 환전 서비스는 은행과 직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