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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우파야당연합 ‘칠레 바모스’(칠레여 갑시다·CV) 후보인 피녜라 전 대통령은 전체 투표의 99%가 개표된 가운데 36.64%를 득표하면서, 22.70%를 얻는 데 그친 집권세력 중도좌파여당연합 ‘누에바 마요리아’(새로운 다수·NM) 후보인 알레한드로 기예르 상원의원을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굳혔다.
다만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1·2위를 확정한 두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신좌파세력인 대체좌파연합(FA)의 베아트리스 산체스 후보는 20.27%를 얻어 간발의 차로 3위에 머물렀다. 대체좌파연합은 중도좌파여당연합을 극복하기 위해 출범한 정당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피녜라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이번 결과는 우리가 승리한 2009년과 매우 비슷하다”며 결선투표에서의 최종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2009년 대선을 통해 칠레의 민주주의 회복 후 20년 만에 우파 정권을 출범시킨 인물이다. 그는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재벌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빗대 ‘칠레의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변화를 호소하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딴 기업인 출신답게 8년 이내에 칠레를 중남미 최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그 외에도 140억달러(약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사회간접자본·보건 시설 투자와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세제 개혁, 연금 개편 등의 친시장 공약도 내걸었다.
그에 맞서는 집권여당 후보 기예르는 TV 앵커로 활약한 언론인 출신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처하며 교육·노동 분야 등의 사회 개혁을 계속 추진할 것을 공약했다.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기예르 후보는 “우리는 12월에 승리할 것”이라면서 피녜라 전 대통령을 겨냥해 “칠레는 다른 길을 원한다. 오늘 투표로 그것을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결선투표에서 후보 6명으로 분산된 좌파 지지 유권자들이 결집해 기예르 후보를 지지할 경우 최종 대선 결과는 속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칠레에서는 이날 1차 대선투표와 더불어 임기 8년인 상원의원의 절반가량인 23명과 임기 4년인 하원의원 전체 155명, 지방의회 의원 278명도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