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최근 전격 결정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내 배치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온 중국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각종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막연한 소문이 파다했으나 최근에는 구체적으로 조치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설에 그치고 있으나 만약 전격 실시될 경우 한국이 입게 될 타격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유커
0
한국의 한 테마파크에서 관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해 이들이 한국에서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가장 유력한 조치로 확실시되는 것은 흔히 유커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의 전면 한국 방문 금지가 아닌가 싶다. 만약 현실로 나타날 경우 한국에게는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해 메르스 사태 발발 당시 중국 관광객이 즐어들어 관련 업계가 상당한 고생을 한 사실에 비춰보면 굳이 세세한 설명은 필요 없다. 이에 대해 아오자(奧嘉)여행사의 구웨(顧越) 사장은 “이제 한국의 관광 관련 업계는 유커 없으면 안 된다. 만약 관광객 송출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로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으나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최악의 경우가 도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국인들의 중국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는 것 역시 제재 조치로 유력하다. 방법은 별로 어렵지 않다. 이 경우 중국 내에서 편법으로 생활하거나 활동하는 한국인들은 대거 비자 재발급이 거부돼 사실상 추방되는 처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각종 대중 수출품에 대한 통관 절차를 철저하게 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만약 현실화되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재앙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대중 수출이 반토막 가까이 줄어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현재 이들 조치들은 중국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는 아직 검토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에 매년 1만 명 가까운 유커를 송출하는 아쓰다얼(阿斯達爾)여행사의 쉬밍(徐明) 사장도 이와 관련, “아직 아무런 통보를 받은 바는 없다. 그렇지 않기를 빈다.”면서 유커의 한국 송출 금지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특히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교민 사회에서는 이들 조치들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스타일로 봐서는 아직까지 보복 카드를 꺼내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이제 한국의 관련 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