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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는 사드배치가 결정된 지난 8일엔 “실익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냈지만,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중 긍정론’인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신중 부정론’인 우상호 원내대표 사이의 입장도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송영길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도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고 있어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부 논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까지 사드 배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드배치 논의로 중국을 노골적으로 자극하고 국제공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문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힐 경우 당내 노선 투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명시적으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정부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면서 공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한·미관계를 위해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의 컨센서스(동의)를 위해서도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 밀접한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직후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 국민에게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언급보다 한발 후퇴한 것이다.
야권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모호한 입장을 꼬집으며 내부 당론 정리를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제가 크게 염려하는 것은 더민주의 지도부에서 사드 배치를 사실상 용인하는 그런 정체성의 문제”라며 “더민주의 사드 정책이 반대의 입장으로 바뀌기를 간절히 다시 한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선 “지금까지 함께 공조를 해오던 더민주가 저렇게 되니 굉장히 당혹스럽다”며 “당론이 확정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더민주도 최근 사드에 대해 오락가락 애매한 입장을 내다가 당내 이견이 강하게 표출되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은 더민주가 사드배치 문제에 어떤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