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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브라질 당국의 요청에 따라 현지에 인력을 파견해 브라질 당국과 함께 지카 바이러스와 길랭-바레 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신체 내에서 면역체계가 신경세포를 공격하는 희소한 질환으로, 이 질환에 걸린 환자는 대다수가 완전히 회복되지만 일부는 장기적인 신경 손상이나 마비를 겪고 심할 때는 사망하기도 한다.
CDC는 지난주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14개 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데 이어, 이날 가이아나와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 외에 바베이도스와 과들루프, 세인트마틴섬 등 카리브해 섬과 남태평양의 사모아, 대서양의 카보베르데를 추가로 포함했다.
CDC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다수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주 가벼운 증상을 겪는다고 설명하며 예방이나 치료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이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전염되며, 사람을 통해 전파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임신부로부터 태아에게는 전염될 수 있다.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남미 국가들은 아예 임신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5397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된 엘살바도르 보건부는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2018년까지 임신을 늦춰 달라고 당부했다. 브라질 다음으로 감염률이 높은 콜롬비아 정부도 앞으로 6∼8개월간 임신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2007년까지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14건에 불과했으나 2007년 태평양 남서부에 있는 야프 섬에서는 불과 몇 달 만에 3세 이상 주민 1만 1000 명 중 4분의 3이 한꺼번에 감염됐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는 열이 나고 눈에 통증과 염증이 있으며 이후 붉은 발진이 생기고 손과 발이 붓거나 일부는 토를 하기도 한다.
2013년 남태평양 타히티 섬에서 인구의 11%인 2만 8000명이 감염됐으며 이듬해 뉴칼레도니아, 호주 동부, 쿡 제도 등 다른 남태평양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초 칠레의 이스터 섬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미주 지역 감염이 시작됐고, 브라질에서 지난해 5월 처음 나타났다. 이후 브라질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전례 없는 소두증 사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브라질 당국은 바이러스 전달 매개체인 모기 퇴치를 위해 3억 달러(약 3597억 원)를 투입하고 수백 명의 군인을 동원해 집집이 다니며 모기 번식지를 없애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감염자를 40만 명에서 140만 명 사이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일 브라질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소두증 의심사례는 지난해 10월 이후 3893건으로 보고됐다. 이 중 230명이 소두증으로 확인됐고, 28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사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소두증의 원인이 지카 바이러스로 확인된 것은 6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