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 붉은색 재킷…"머리가 좋아서 질문 기억하지" 농담도
31분간 담화문 발표, 1시간 8분간 기자들과 질문·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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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국민담화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이뤄졌지만 안보는 물론 경제도 위험하다는 ‘안보·경제 동시적 위기’라는 인식이 강력히 담겼다. 특히 법안처리 마비 상태에 빠진 국회에 대해서는 ‘한숨’을 내쉬며 답답한 심경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약 31분 동안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1시간 8분간 진행됐다.
복장은 이번에도 ‘붉은색 재킷’이었다. 박 대통령은 결연한 의지를 밝힐 때 붉은색 재킷을 자주 입어왔다. 이 때문에 붉은색 재킷은 박 대통령의 ‘전투복’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번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가 조속히 중요 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는데 상당한 내용이 할애됐다는 점에서 국회에 대한 비판 강도도 높았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한다.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방치한다면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한층 더 고조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은 이전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기자들이 한 번에 여러 개의 질문을 하자 “제가 머리가 좋아서 기억을 하지 머리 나쁘면 기억도 못해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국회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는 주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일본군 위안부 협상 합의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졸속 협상’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이날 연단 뒤편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수석 비서진,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배석했다.
또 내외신 기자 110여명은 연단과 약 2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책상 없이 의자에 앉아 회견에 참여했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달리 국무위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또 기자회견장의 전경을 국민에게 상세하게 전달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처음으로 레일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