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실제 보유 가능성엔 회의적, 이전 단계 무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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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지진이 감지된 지 3시간 만인 낮 12시30분(평양시간 낮 12시)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첫 수소폭탄 실험 성공’을 주장했다.
수소폭탄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보다 파괴력이 크다. 기폭장치로 핵분열 원자탄을 사용하지만 수소의 동위원소인 삼중수소, 중수소의 핵융합 연쇄반응으로부터 폭발력을 얻는다. 즉 원자폭탄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핵무기라는 설명이다.
수소폭탄을 처음 개발한 나라는 미국이다. 구소련이 1949년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하면서 위험을 느낀 미국이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고, 미국은 1952년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
당시 미국은 수소폭탄 실험을 태평양의 비키니섬에서 실시했으며 이로 인해 주변 환경은 몇십년간 오염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달 10일 평양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하면서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수소탄(수소폭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전략 로켓을 공개했다”며 수소폭탄이 개발 중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보당국은 물론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도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상당히 의심스럽다”며 가능성을 일축했고,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 제1부위원장도 “허풍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수소폭탄 발언으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라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학 방문연구원도 북한이 2020년은 돼야 100킬로톤(kt) 규모의 폭발력을 가진 수소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kt은 TNT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을 뜻한다. 100kt은 1945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 위력(21kt)의 5배에 달한다.
정부가 지진파를 통해 분석한 북한 핵실험의 파괴력은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1kt,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2~6kt 정도의 위력이었고 3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6~7kt 정도로 분석됐다. 이날 4차 핵실험에 대해서 국정원은 지진규모 4.8로 6.0㏏의 위력을 선보인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완전한 성공은 못했더라도 핵 능력의 소형화·고도화를 통해 수소폭탄에 근접하는 고도화된 핵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원자폭탄의 위력을 증강시킨 ‘증폭 핵분열탄’을 개발하고 있고, 이 핵무기 개발에 진전을 이뤘을 가능성은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3차례 핵실험을 했던 만큼 이번 실험은 수소폭탄 전 단계인 증폭 핵분열탄 실험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