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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치러질 미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토론회가 중국어 자막을 입힌 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자 중국 젊은층에서 드라마나 스포츠보다 더 재미있는 리얼리티 쇼로 변모했다며 3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NYT의 인터뷰에 응한 중국 광저우의 대학원생 인 하오(29)씨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번역 자원봉사자들과 늦게까지 대선 토론회를 번역한 후 웨이보에 올린다면서 “미국 대선 토론은 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다”며 “후보자들의 많은 움직임과 전술을 볼 수 있긴해도 결국은 누가 점수를 땄느냐에 달려있다”고 자신의 솔직한 시각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정치광이라며 순전히 개인적인 호감에서 시작했다고 말하면서도 많은 중국인들 또한 미 대선 토론을 보고싶어 하는 열망이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내비쳤다.
실제로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미 대선 토론회의 인기는 대단하다. 지난 8월 6일 공화당의 첫 TV토론회가 열린 후 인씨와 자원봉사자들이 속한 단체에서 올린 영상은 며칠만에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선 토론회라는 것 자체가 생소할 수 있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미 공화당 후보자들의 신경전과 거친 언행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상을 접한 이들은 솔직하게 자신들의 시각과 의견을 내뱉는다. 이는 중국 공산당 관리들이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것을 삼가다시피 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상반된다.
이들은 토론회에 대해 수준이 낮다며 실망감을 표시하거나 왠만한 리얼리티 쇼 보다 더 낮다는 반응을 보이기도한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장 쉐치(26)씨는 지난 12월 15일에 열렸던 공화당 토론회를 본 후 “정치 사안에 대한 토론은 거의 없고 대부분 다 자극적인 말이 많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중국을 겨냥해 거칠게 언급할때는 조롱하며 비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중국에서 트럼프 후보의 별명은 “허풍쟁이”다. 그러나 중국을 겨냥해 거친 발언을 하는 후보자는 단지 트럼프 뿐만은 아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도 사이버 범죄 등의 이유로 중국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
중국 젊은층들이 이런 후보자들의 비난조의 발언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영상을 본 후 디(33)씨는 “후보자들은 항상 중국을 경쟁자로 대하고 있고 그들의 정책은 중국을 막는 것”이라며 “그들은 중국이 자신들의 ‘넘버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저지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젊은층들의 이러한 시각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결과는 이러한 시각을 잘 반영해준다. 중국 내 응답자 가운데 54%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제한시키려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7%는 중국이 초강대국으로써 미국을 이미 대체했거나 대체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