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흥국화재는 내년 1월, 한화손보는 2월에 간단한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를 위한 간편심사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기존 ‘뉴시대건강파트너’ 상품 등을 통해 유병자 특약을 판매하고 있지만, 주계약으로 간단한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병자보험은 고혈압·당뇨병·간질환 등 유병자들의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춘 보험상품이다. 이 상품은 가입심사 방식(언더라이팅)에 따라 아무것도 묻지 않는 무심사보험, 기존보다 간단한 질문과 심사 과정을 거치는 간편심사보험 등으로 나뉜다.
이 상품은 심근경색·뇌졸중 등으로 2년 전에 수술을 받았거나 입원한 경험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 계약 전 알림의무 사항은 기존 18개에서 6개로 축소됐다. 보험가입 연령도 보험사가 만드는 상품 구조에 따라 기존 60세에서 75세까지 늘어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1200만명의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층 등을 보험사각지대로 규정하고 이들을 위한 유병자보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평생 의료비 절반 이상을 지출하는 60대 이후 고령층의 보험가입률은 국민 평균치인 81.6%를 한참 밑도는 32.5% 수준이다.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은 과거 13년간의 유병자 질병 통계를 보험업계에 제공했다. 30개사에 달하는 생손보사에서 관련 통계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AIA생명·라이나생명·메트라이프생명·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사만 취급했던 유병자보험은 금융당국의 활성화 방침 발표 후 손해보험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 출시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KB손보는 9월에 ‘간편가입건강보험’을, 메리츠화재는 기존에 갖고 있던 암보험과 건강보험 이외에도 ‘3대질병보장보험’의 ‘무진단간편가입플랜’을 10월에 추가 출시했다. 동부화재는 12월에 ‘내생애든든종합보험’을 일부 개정, 전화로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을 선보였다. 롯데손보와 NH농협손보는 내년 간편심사보험 출시를 검토할 계획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장기보험을 판매하면서 질병보험 언더라이팅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유병자들의 질병을 보장하는 이 시장에 빨리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이라며 “갈수록 많아지는 고령자와 유병자를 위한 보험상품은 손보사들에게 시장성 있는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사가 모두 시장에 진출한다면 내년 유병자보험 시장이 유행처럼 될 수도 있다”며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2배 정도 비싸고, 가입가능 연령 등도 회사마다 다를 수 있는 만큼 가입 시 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