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6일(현지시간) 그리스 은행에 대한 ELA 한도를 앞으로 1주일간 9억 유로(약 1조1300억원) 증액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간 구제금융 협상 개시가 합의된 후 ELA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일련의 브릿지론 제공이 합의됐으며 각국 의회도 속속 합의안을 승인하고 있다. 이제 ELA 한도 증액의 조건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 정부가 오는 20일 만기인 ECB 채무를 상환할 것이며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도 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달 26일 ELA 한도를 890억 유로 가량으로 올린 이후 계속 동결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한도를 올렸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은행 영업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등 자본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과다한 채무에 시달리는 그리스에 대한 채무 경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의 채무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했다고 밝히고 어떤 형태로든지 채무 경감이 필요하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수주 간 진행될 채권단과 그리스 간 구제금융 협상에서 채무 경감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