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다”거나 “여러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의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은 어떤 식으로든 하루 빨리 경제를 살리고 활성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보겠다는 의미로서 이번 사면이 사실상 ‘경제 살리기 사면’이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회복세 지연과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며, 이에 더해 예기치 못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과 그리스 사태, 중국 증시 급락까지 겹쳐 대내외적 경제 여건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다.
박 대통령도 이러한 위기 인식 속에서 위축된 투자와 소비 심리, 내수 부진의 경제 침체에서 조속히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적극적이고도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특사는 ‘국민 대통합’도 중요하지만 ‘국가 발전’이라는 경제형 사면에 보다 방점이 찍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재계 인사 중에서는 형기의 절반 이상을 복역한 SK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 구본상 전 LIG 넥스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특사와 가석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 노무현·이명박정부 시절 주요 인사들의 이름이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이라는 원칙을 제시한 만큼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면 대상자 검토가 이뤄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사면 대상과 범위와 관련해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제부터 검토해야 한다. 너무 앞서 나가지 말아 달라”면서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이라는 두 원칙에 따라 엄격한 요건을 적용해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공식 언급함에 따라 법무부도 사면심사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관련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이번 특사가 지난해 설 명절 특사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민 생계형 사범을 중심으로 5900여명이 사면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상당히 어렵고 국가 통합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다소 포괄적 사면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제 회생과 국민대통합이 이번 특사의 범위를 결정짓는 키워드로 보인다”면서 “주요 기업인은 물론 일부 정치인도 특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