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의원 211명(이중 새누리당 의원 95명)이 찬성한 국회법 개정안을 대통령의 거부로 다시 부결시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표결에 참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안은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크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6일 지역구인 대구에서 상경해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표결은 안 하기로 했다”고 지난 의총 결과를 거듭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를 떠나 최고위에서 욕설까지 나오며 당내 갈등이 크게 불거진 데다 여야 관계 해법도 보이지 않아 경색된 관계를 풀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이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분위기를 “태풍전야”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표결 불참 수순에 따른 책임론 여론전에 돌입해 험난한 여야 관계를 예고했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헌법기관임을 포기하고, 대통령의 특보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국회 출장소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력 질타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에 완전한 항명을 한 것도 아니고 단절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애매모호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단절되는 꼴”이라며 “여야나 당정 또는 청와대와 국회와의 관계가 애매모호 상황이 되면서 관계가 극단적으로 가는 초유의 사태”라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김무성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본다”며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무성 대표가 지금의 소극적 상태에서 적극적인 회합을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정치학)는 “김무성 대표체제에서 당·청 간 협력이 덜 이뤄져 국정은 지지부진해질 것이고 내년 총선에도 불리하게 될 것”이라며 “국정 동력을 상실해 국가 전체적으로도 손해가 막심하다”고 비판했다. 양 교수는 “대통령이 불러다가 이야기를 해야한다. ‘심기일전해서 잘해보자’라고 대통령이 원만하게 해결하면 그런대로 상처를 봉합할 수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그만두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는데 본인이 그만두지 않으면 해법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막상 유승민 대표를 내쫓을 방법이 없어 친박이 어떻게 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박 대통령이 ‘부정부패’를 두 번이나 언급한 국무회의 발언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헛말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 번 말을 하면 그 말을 지킨다. 좋은 측면이든 나쁜 측면이든”이라며 “대통령의 언급을 잘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유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치권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드러난 것으로 부정부패한 정치권을 뿌리 뽑아야 정치개혁이 이뤄진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