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삼성서울병원 인근에 있고 7일 간 휴교를 했다가 수업을 재개한 서울 강남구 대모초등학교을 찾아 불안감을 갖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메르스 조기 종식을 거듭 약속했다. 메르스 사태 대처를 위해 일선 병원과 보건소, 대책본부, 상가까지 수시로 현장 점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이 일선 학교까지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행보다.
박 대통령은 휴일인 지난 14일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서울 동대문 패션 상점가를 현장 점검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상인들을 격려하고 외국 관광객·쇼핑객들과 얘기를 나누며 거리낌없이 악수까지 했다. 국민들이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가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근처도 가기를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의 최일선 현장인 국립중앙의료원을 현장 점검했다. 지난 12일에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현장 보건소를 찾았으며, 14일에는 메르스 선별진료소와 격리병동을 운용하는 서울대병원을 직접 찾아 의료진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학교는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이 될 정도로 지원과 조치를 해 줘야 한다”면서 “메르스 때문에 불안하고 불편하지만 학교에 직접 와 보니까 예방이나 교육이 철저하게 잘 돼 있어 메르스 청정지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도 학교에서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하루 속히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휴업 중인 학교들도 이제 의심자 격리, 소독 강화, 발열 체크 등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하고 정상적인 학사 일정에 임해 달라”며 메르스 불안 극복을 호소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조사단은 지난 13일 우리 보건 당국에 학교 수업 재개를 권고했다. 15일 현재 전국 휴업학교는 475곳으로 지난 11일 2622곳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일선 학교 현장까지 찾아 메르스 불안감 극복을 강조한 이날도 메르스 사태는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망자가 3명 늘어 19명이 됐다. 확진 환자는 4명이 늘어 154명이며, 3명이 퇴원해 퇴원자는 17명으로 늘었다. 현재 118명이 치료을 받고 있으며 16명은 불안정한 상태다. 메르스 병원·자가 격리자는 모두 5586명, 격리 해제자는 350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