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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 이들이 있어 국민이 편히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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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2. 18. 00:22

해외파병·전후방 '안보전선' 지키는 군인들, 국군수송사 TMO 장병, 철도·도로공사 직원들, 연휴도 반납한 채 평소보다 바쁜 임무 수행, "국민 행복한 설 명절이 큰 보람"
아크 부대 설맞이
2011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 한·UAE 군사협력을 목적으로 파병된 아크부대 육군 특수전사령부 대원들과 해군 특수전전단(UDT) 요원들이 설날을 맞아 고국에 있는 국민들이 복 많이 받고 편안한 명절 연휴가 되기를 기원하는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군 최정예 육군 특전사가 주축이 된 150여 명의 아크부대원들은 UAE 특수전 부대 교육 훈련 지원, 연합훈련과 연습, 유사시 아랍권 교민 보호와 후송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 사진=합참 제공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에도 국민들의 안전과 즐거움을 위해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직 국민들의 넉넉한 설 명절을 위해 비상 근무를 해야 하는 경찰관과 소방관, 철도청 직원과 기관사, 도로공사 직원과 고속버스 운전사, 항공사·도로공사 직원 등은 더 바쁜 나날을 보낸다.

군인들의 교통편의를 밤낮으로 지원하는 국군수송사령부 여행안내소(TMO) 장병들도 명절마다 비상 근무에 들어간다.

특히 이역만리 해외 파병 장병과 전후방 우리 군인들은 국민들이 편히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신경을 더 곤두 세운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우리 장병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연휴도 반납한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안보전선 최일선에 서 있다.

해군 5자매
딸 다섯 모두를 해군에 시집을 보낸 해군 가족인 조근제(두번째 줄 오른쪽 둘째) 씨의 막내 딸 진주 씨의 결혼식이 열린 2008년 11월 온가족이 부부 동반으로 다 모였다. / 사진=해군 제공
“설 명절마다 장인 장모님을 뵙지 못하지만 오히려 이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연휴에도 근무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가족들 때문에 힘이 난다.”

딸 다섯 모두를 바다 사나이 해군에게 시집 보낸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 사는 조근제(60) 씨. 올해 설 명절에도 사위들 얼굴을 볼 수 없지만 마음만은 든든하다.

아들 없이 딸만 다섯인 조 씨는 1998년 첫 딸이 해군과 결혼한 이후 2008년 막내 딸까지 다섯 모두가 해군과 결혼했다.

장인 조 씨는 딸들이 사윗감을 데려올 때마다 해군 정복을 입은 늠름하고 당당한 모습에 흔쾌히 결혼을 승낙했다.

장모 역시 군인 사위들의 건강하고 책임감 넘치는 모습에 다섯 딸들이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항상 흡족했다.

다섯 해군 사위 모두 해군 1·2·3함대에서 함정과 장비를 다루는 정통 기술 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엘리트들이다.

첫째 사위 박철우 준위(42·준사관 52기), 셋째 사위 김동진 원사(42·부사관 144기), 넷째 사위 정준혁 상사(35·부사관 176기)는 함정의 추진 내연·내기 기관을 맡고 있다.

둘째 사위 김성주 상사(41·부사관 149기)는 함포와 탄약을 다루는 무장 병기 직별이다. 막내 사위 최욱성 상사(36·부사관 176기)는 함정의 손상과 위험을 관리하는 보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설이나 추석 대명절 때만 되면 장인 장모의 마음은 편치 않다.

다섯 자매가 처가에 한데 모이기가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설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다. 근무지가 동·서·남해에 따로 떨어져 있는데다 둘째 사위는 함정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섯 자매 가족이 모두 모인 것은 2008년 막내 결혼식 때였다.

맏사위 박 준위는 “설날 같은 명절에라도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직접 찾아뵙지 못할 때는 전화로만 인사를 드리는데 그럴 때마다 섭섭한 내색을 보이시기는커녕 오히려 기운을 북돋아 주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딸 다섯이 해군 남편을 만난 사연도 특별나다. 1988년 결혼한 첫 딸 조은진(39)씨는 박 준위가 마산 고속터미널에서 보고 첫눈에 반했다.

집으로 가는 광주행 버스를 타지 않고 은진 씨를 따라 무작정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은진 씨는 박 준위의 용기와 사랑, 청혼에 백년가약을 결심했다.

김동진 원사 셋째 딸 부부
1999년 6월 13일 결혼식 당시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신혼여행도 미룬채 부대로 복귀했던 셋째 사위 해군 김동진 원사와 조미진 씨 부부가 지난 16일 동해 해군1함대사령부 군항에서 하트 모양으로 영원한 해군 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 사진=해군 제공
박 준위와 함께 진해에서 자취 생활을 했던 네 기수 선배인 김동진 원사도 은진 씨의 셋째 동생 미진 씨를 알게 돼 1999년 결혼에 골인했다.

둘째 미화 씨는 진해에 있는 큰 언니 신혼집에서 잠시 생활하다 해군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언니를 보고 김성주 상사를 만나 2003년 결혼했다.

넷째 은희 씨는 2003년 초부터 셋째 미진 씨 집에 살다가 형부 후배인 정 상사를 만나 정식으로 허락까지 받아 가면서 사귀었다. 은희 씨는 2007년 결혼해 넷째 해군 부부가 됐다.

김동진 원사 집에서 생활하던 넷째 은희 씨가 결혼하고 나가 빈자리는 막내인 진주 씨가 대신 들어왔다. 형부인 정 상사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부사관 동기 최욱성 상사를 소개했다. 넷째 언니가 결혼한 지 1년이 조금 지나 진주 씨도 결혼했다.

장인 조 씨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위들이 모두 자랑스럽다”면서 “무엇보다 함께 해군 가족이 된 것이 최고의 기쁨”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장남이었지만 아들이 없었다. 하지만 해군과 결혼한 다섯 딸들은 모두 첫 아이를 아들로 낳았다.

셋째 미진 씨와 결혼한 김 원사는 처가에서 아내 서열에 따라 셋째 사위이지만 맏사위 박 준위와는 동갑, 둘째 사위 김성주 상사 보다는 나이가 많고 부사관 기수로 따져서도 선배다.

김 원사와 미진 씨 부부는 제1연평해전이 일어나기 이틀 전인 1999년 6월 13일 결혼했다. 오후 1시 결혼식을 앞두고 전투함 근무자 총원에 대한 비상소집이 걸렸다. 주례도 함정으로 복귀해야 했다.

당시 연평도에 근무했던 김 원사도 복귀 명령이 떨어졌다. 이들 부부는 신혼여행 꿈도 못 꾸고 첫날 밤을 인천여객선터미널 근방에서 보냈다.

김 원사는 “아직도 결혼식 당일이 생생히 기억난다”라면서 “해군에는 부대 상황으로 심지어 결혼식을 종종 미룬 일도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행운아”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후 두 달 뒤에야 신혼여행을 떠났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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