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정부의 공공기관 2014∼2018년 재무관리 계획을 평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이 정부 지침을 반영해 전기요금 변동이 없는 것으로 가정하고 중장기 재무 전망을 했는데도 안정적 흑자가 예상된다.
한전의 순이익 추정치는 올해 7106억원, 2015년 1조2803억원, 2016년 2조1392억원, 2017년 3조1995억원, 2018년 2조8234억원이다. 작년에는 1월과 11월 각각 평균 4.0%, 5.4%의 전기요금 인상에 힘입어 174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향후 흑자 행진은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발전 연료의 구입비가 원화 강세로 감소하고 원자력 발전과 석탄화력 발전 확대로 전력구매 단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한전의 전력구매 비중을 보면 원자력은 2014년 27.7%에서 2018년 33.6%로, 석탄은 같은 기간 38.6%에서 47.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기준 한전의 전력 1kWh당 구매단가는 원자력 39.1원, 석탄 60.0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 160.8원, 석유·수력 등 기타 188.8원보다 월등히 싸다.
작년 93.6%로 추정되는 전기요금의 원가 회수율이 올해부터 100%를 넘을 수 있다고 국회예산정책처는 관측했다. 따라서 한전 예상대로 순이익이 계속 늘어나면 전기요금 인하 목소리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돼도 6개 발전 자회사의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당초 우려와 달리 전기요금 인상을 압박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정해주고 할당량의 잔여분이나 초과분을 다른 업체와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애초 발전사들은 업종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이 정부의 할당량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초과 배출분 구매에 따른 비용을 2015∼2018년 총 1조661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를 10% 완화하는 방안을 최근 마련함에 따라 발전업종의 온실가스 배출 예상량이 2015∼2016년에는 할당량을 밑돌고 2017년에는 소폭 웃도는 데 그칠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예상했다.
민병찬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은 “한전의 중장기 재무전망을 볼 때 한동안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피크시간대 전력수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형 또는 시간대별 요금제 개발 등 합리적 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