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말레이항공 피격’ 우리 공군1호기는 안전한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140722010013257

글자크기

닫기

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7. 24. 05:00

미사일 공격 탐지 경보·방해 장비 없어 '무방비'…미 연방항공청, 민항기 북 근접 동해상공 통과 금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말레이시아 애객기 피격 사건을 계기로 우리 민항기와 우리 공군 1호기인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방어와 안전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포함한 6개국 영공의 민항기 비행을 금지했다.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에티오피아·이라크·리비아·소말리아 지역에 대해 민항기 비행을 금지했다.

FAA는 22일에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 주변 2㎞ 지점에 로켓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뒤 미국 항공사에 비행 금지 지시를 내렸다. 프랑스의 에어 프랑스, 독일의 루프트한자, 네덜란드의 KLM 항공 등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도 이스라엘 비행을 전격 금지했다.

갈수록 국제분쟁 지역이 늘고 격화되면서 이제는 군용 전투기나 항공기에 대한 위협과 테러뿐만 아니라 민간항공기인 여객기나 화물기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FAA는 북한의 경우 민항기가 북한의 관제영역 ‘평양 비행정보구역(FIR)’ 가운데 경도 132도 서쪽의 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경도 132도는 한국과 일본 사이 동해의 중간선에 위치해 있으며 그 서쪽은 북한에 근접한 동해 상공을 의미한다.

통상 미국과 한국, 일본 국적의 민항기가 경도 132도 서쪽으로 진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자칫 조종사 실수 또는 부주의로 해당 구역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FAA는 북한이 사전 경고 없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올들어 미사일과 방사포, 해안포까지 모두 10여 차례에 걸쳐 발사 도발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공군 예비역은 “북한이 언제든지 훈련 중에 SA-5 지대공 미사일이나 단거리 미사일, 방사포를 실수로 잘못 발사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북한 인근을 지나가는 민항기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면서 “지금처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는 사소한 실수에도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대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말레이시아 민항기의 저고도 미사일 피격을 계기로 우리 공군 1호기인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철저한 방어와 안전 장치가 화급하다는 지적이다.

처음부터 전용기로 만들어진 해외 정상들의 전용기와 비교하면 대한항공으로부터 내년 3월까지 청와대가 빌린 전세기인 보잉 747-400의 경우 미사일이나 테러 방어 능력은 심각히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공군 1호기에는 미사일 공격을 탐지하는 유도탄 접근 경보기(MAWS)와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기 위한 지향성 적외선 방해장비(DIRCM)가 장착돼 있지 않다. 따라서 저고도 미사일 공격이나 각종 항공 테러에 무방비인 상황이다.

또 다른 공군 예비역은 “사실 지난 이명박정부 당시 공군과 청와대에서 미사일 공격 경보와 방어를 위한 MAWS·DIRCM 장비를 장착하려고 했지만 수출 허가(E/L) 문제가 걸려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공군 1호기에 저고도 미사일 경보와 방어 장비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공군 1호기에는 미사일이 날아오면 육안으로 보고 플레어를 쏴 미사일을 교란하는 것이 고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출 허가 제약이 없는 이스라엘이 최근 개발한 항공 방어 경보·방어 장비라도 하루 빨리 달아야 하고, 더 나아가 전자교란장비(JAMMER) 장착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사실 테러리스트나 불순분자가 서울공항이나 1호기 비행 인근에서 가방에 들고 다니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SA-7만 갖고 있어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1호기에 대한 안전과 방어가 절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는 “다른 나라들은 피격의 위험과 안전 때문에 1호기와 동일한 기종과 외형을 갖춘 전용기를 2대씩 보유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2대가 움직여 어느 전용기에 대통령이나 정상이 탔는지 모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도 대통령이 헬기로 이동할 때는 동일한 기종이 3대가 동시에 떠 어디에 탔는지 모를 정도로 보안과 안전이 철저하다.

군사전문가들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세계 강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대한민국이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 다른 나라들은 일반 여객기까지 미사일 방어 장비를 장착 있는데 우리 공군 1호기에 방어·안전 장비를 장착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3월에도 최대사거리 200km 추정의 300㎜ 신형 방사포를 발사해 인근 지역을 비행 중이던 중국 민항기의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 나리타(成田)에서 중국 선양(瀋陽)으로 향하는 중국 민항기(남방항공 소속 CZ628)가 방사포탄의 비행궤적을 통과하는 매우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북서 방향으로 비행하던 중국 민항기는 북한이 북동 방향으로 발사한 방사포가 지나간 상공을 6분 정도 차이로 통과했다. 에어버스321 기종인 이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220여명이 탑승해 있었다.

국방부는 해당 상공을 중국 민항기는 10㎞ 고도, 북한 방사포는 20㎞ 고도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15차례에 걸친 다양한 탄도 미사일과 방사포·해안포 도발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최근에는 항행금지구역 조차 선포하지 않은 채 미사일과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하고 있어 갈수록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편 FAA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지난 4월부터 시행해온 크림반도 영공 비행금지 조치에 이어 분리주의 반군세력이 포진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영공의 비행도 금지했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위도 12도 북쪽의 민항기 비행을 불허하고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에 인접한 케냐의 만데라 활주로를 이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라크와 소말리아는 2만 피트 밑으로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했다. 리비아에 대해서도 모든 민항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했다.

아울러 연방항공청은 아프가니스탄과 콩고, 이집트, 시나이 반도, 이란, 케냐, 말리, 시리아, 예멘 등 잠재적 위험국가의 영공 통과 때도 주의를 당부했다.
김종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