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비정상적으로 얕은 진원의 깊이(약 20㎞지점) 때문에 지진 규모에 비해 이번 지진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지진피해는 규모보다 진원지가 지표면과 거주지로부터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규모가 커도 진원지가 지표면과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피해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해안의 진원지의 깊이가 낮아질수록 물의 파동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완충작용을 많이 받지 못해 쓰나미의 피해 규모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2010년 칠레에서 발생했던 규모 8.8 지진의 경우 진원지는 태평양 해저 59.4㎞ 지점이었다.
당시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연안 53개국에 24시간 내 쓰나미가 덮칠 것으로 경보를 발령했다가, 파도 높이가 예측보다 낮은 약 1∼1.5m에 머무르자 지진발생 24시간 뒤 경보를 해제했다.
태평양 상의 로빈손 크루소 섬에서 10여 명이 사망·실종된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인명,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이번 지진은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진원지가 해저표면으로부터 약 20㎞라는 점에서 내륙 피해는 물론이고 쓰나미 강도도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역대 쓰나미를 동반한 강진들의 진원 깊이를 분석한 것에 다르면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9.0 규모 대지진과 2004년 인도에서 발생한 9.1규모 지진과 쓰나미 역시 진원이 3.0km 깊이에 위치해있었다. 피해가 큰 지진과 쓰나미의 경우 진원의 깊이가 낮다는 것이다.
칠레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어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다. 특히 카리브판과 남아메리카판, 나스카판이 부딪치는 지점에 놓여 있어서 초강력 지진이 잦기로 악명이 높다.
지난 2010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구관측위성 ‘다이치’로 지표를 관측한 결과, 규모 8.8 지진으로 칠레 국토 일부가 서쪽으로 무려 3m나 이동한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당시 칠레 지진파가 지구를 약 다섯 바퀴 돌았다는 분석결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