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당국이 불법 무기류를 적재한 혐의로 억류한 북한 화물선 청천강호와 선원을 석방한다고 발표한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AP통신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나하니엘 무르가스 파나마 조직범죄 담당 검사는 이날 "선장과 선원을 제외한 청천강호만을 북한에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무르가스 검사는 선원 35명 중 선장과 1등 항해사 등 불법 무기 밀매 혐의가 있는 3명을 제외한 32명과 함께 청천강호를 석방한다고 발표했다.
무르가스 검사는 이전 발표에서 "나머지 32명의 선원은 적재 화물이 무엇인지를 몰랐다"며 석방 이유까지 설명한 바 있어 번복 결정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마스 카발 파나마 외교부 반테러국장도 "선원들은 사실상 석방된 상태이며, 쿠바 아바나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파나마 운하관리국측은 북한이 100만 달러(약 10억6230만 원)의 벌금을 내기 전에는 청천강호가 법적으로 운항이 자유롭다 해도 움직일 수 없다고 주장해 벌금 미납이 석방 발표 번복의 배경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운하관리국은 청천강호가 미신고 선적품을 싣고 운하를 통과한 혐의를 적용해 지난 9월 벌금 100만 달러를 부과했다.
그러나 운하관리국의 알바로 카발 고문 변호사는 벌금 납부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나마 외교부의 한 관리는 청천강호에 선적된 300만 달러 상당의 설탕을 판매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되가져가기를 원하고 있다.
청천강호는 지난 7월 15일 쿠바에서 선적한 불법 무기를 싣고 파나마 영해를 통과하려다 마약류 운반을 의심한 파나마 당국에 적발됐다.
파나마 당국은 조사 결과 1만톤의 설탕 포대 밑에 미사일, 항공기 및 엔진 등 무기류가 숨겨진 것을 발견했다.
파나마는 청천강호가 성능이 완벽한 쿠바 전투기 2대를 적재하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쿠바와 북한측은 정비를 하려고 운반하는 '구식 방어용 무기'라면서 이를 부인했다.
- 추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