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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늘 우파위기 불러왔던 당정 내부분란…윤·한 갈등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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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

승인 : 2024. 11. 06. 15:27

국정동력 확보 위한 고강도 쇄신 필요, 여권 전체 공멸 우려
회의 입장하는 한동훈 대표<YONHAP NO-490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이 6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방, 외교 현안 관련 긴급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그간 헌정사상 우파정권에 찾아왔던 내부 분란세력으로 인한 위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임기 말에나 표면화되곤 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임기 반환점에서 갈등 최고조를 보이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7일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진행키로 했다. 당초 이달 말게 회견 개최를 검토했으나 한 대표 등이 최근 불거진 '명태균게이트'와 관련해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돼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권에서도 이번 담화에는 이렇다할만한 내용이나 직접적인 설명이 없을 것이라며 기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집권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과 갈등은 빚은 사례는 역사적으로 꾸준히 있어왔다. 먼저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신한국당 총재의 경우로 볼 수 있다. 1997년 10월 이 전 총재는 '명예총재'였던 YS의 탈당을 공식 요구했다. 대선 후보였던 이 전 총재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는데 YS가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루면서 결별기조가 나왔다.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이 YS허수아비 인형 화형식을 진행하는 등 갈등양상은 극에 달했고 YS는 끝내 탈당했다. 이후 YS계 이인제가 독자 출마해 표몰이를 하면서 이 전 총재는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명박(MB) 정부 때도 친이(친이명박)계가 2008년 총선 공천 때 친박(친박근혜)계를 대거 낙마시키고 MB가 세종시 이전안 수정을 추진하면서 원안대로 갈 것을 고수했던 박근혜 의원과 충돌했다. 다만 둘은 독대를 통해 타협하고 MB가 박근혜를 인정하면서 이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데 성공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여당 대표인 김무성, 유승민과 갈등양상을 보였다. 수차례 독대에도 성과는 없었고 20대 총선 공천 문제로 크게 충돌했다. 이에 총선에서 집권 새누리당은 1당 자리를 민주당에 내줬고 끝내 박근혜 탄핵까지 이어졌다.

이 같은 우파정권의 잇단 위기에는 '뿌리'라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내부 분란세력이 있더라도 뿌리가 다른 세력분란은 서로 인정한 뒤 정권 재창출로 이어지지만, 뿌리가 같은 내부 분란 세력은 정권을 내주거나 탄핵으로 이어져 우파 궤멸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노태우·김영삼 갈등은 집권 노태우 세력이 굴복으로, 뿌리가 다른 MB와 박근혜 세력도 MB굴복으로 정권 재창출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반면 약간은 다르다 평가되는 YS와 이회창은 정권교체로 결론이 났으나 박근혜 정부와 같은 뿌리였던 유승민·김무성 사례는 우파의 궤멸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때문에 철저히 '같은 뿌리'로 분류되는 윤·한 갈등은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여권이 내부분열과 갈등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편 좌파진영에서도 1·2인자 간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다. 2007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지낸 정동영의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계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대하면서 충돌하기도 했다. 정동영은 열린우리당 해산 이후 민주신당 창당 이후에도 이라크 파병 연장 등을 두고 노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정동영도 17대 대선에서 MB에게 패했다.

문재인 정부 때도 이재명과의 사이가 매끄럽지는 않았다.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충돌하기도 했다. 2021년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고 나서도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와 부동산 정책 등을 두고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계의 신경전이 지속됐다.

여권에서는 임기 절반을 남긴 윤 대통령이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고강도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한 대표의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방치할 경우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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